[한스경제 김재웅] SUV와 세단이 미래자동차 주도권을 놓고 제네바 모터쇼에서 맞붙었다. SUV가 대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세단 역시 콘셉트카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바 모터쇼가 6일(현지시각) 미디어행사를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개시했다. 관계자들은 올해 주인공이 SUV라는데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콘셉트카 '르 필 루즈'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담아 만들어진 쿠페다.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바모터쇼에는 동력과 크기를 가리지 않은 SUV가 다수 출품됐다. 내연기관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완전 전기차까지 폭 넓은 동력기관을 장착했으며, 크기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재규어 I-PACE는 사실상 제네바모터쇼를 대표하는 차로 꼽힌다. 전기모터 2개를 장착한 중형 SUV다. 정지상태에서 100km/h를 내는데 4.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1억원 초반대다. 전기차를 럭셔리 고성능 SUV 시장으로 끄집어낸 셈이다.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차 니로 EV도 세계적인 SUV 돌풍을 겨냥한 전기 SUV다. 아우디도 e-트론 프로토타입을 처음 선보이면서 전기 SUV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쌍용차도 전기차 콘셉트카인 e-SIV를 세계최초로 선보이고 미래를 약속했다.

그 밖에 메르세데스-벤츠와 미츠비시, 벤틀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놨다.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SV 쿠페와 BMW 신형 X4, 벤츠의 G63과 포드의 엣지 등 출시를 앞둔 내연기관 SUV도 많았다. 유럽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코다의 코디악, SEAT의 CUPRA 등도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섰다.

쌍용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 콘셉트인 e-SIV를 공개했다. 쌍용자동차 제공

반면 미래에도 SUV가 자동차 시장 대세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제네바모터쇼에 나선 콘셉트카들 중 대부분이 세단형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SUV에 힘을 쏟아왔던 현대자동차가, 콘셉트카로 ‘르 필 루즈’를 깜짝 공개하면서 업계 주목을 독차지했다. 르 필 루즈는 2도어 쿠페로 만들어졌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담아 개발됐다고 알려졌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SV 쿠페를 내놓고 디자인까지 한번에 잡은 SUV를 시도한다. 랜드로버코리아 제공

폭스바겐이 공개한 I.D 비전 역시 세단형 모습을 하고 있다. 이번 I.D 비전은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해 스티어링휠을 빼는 등 내부 인테리어를 최소화했다. B필러를 없애면서까지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 실용성을 겸비한 세단의 미래를 보여줬다.

포르쉐도 완전 전기로 구동하는 4도어 세단인 미션E 크로스 투리스모를 선보였다. 마칸과 카이옌 등 고성능 SUV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는 상황.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콘셉트카로 4도어 세단을 내보였다는 점에서, 미래차 시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짐작해볼만 하다.

폭스바겐의 I.D VIZZION 콘셉트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세단형도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네바모터쇼 홈페이지

르노가 내보인 '이지 고' 콘셉트 역시 세단형이다. 이지고는 완전 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해 대중교통수단을 목적으로 개발된 6인승차다. 시속50km의 저속으로 운행하는 차인 만큼 SUV가 유리할 수도 있지만, 르노는 결국 미래 자동차에도 세단형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연비, 승차감,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세단형이 훨씬 우수하다"며 "최근 실용성이 중시되면서 SUV가 인기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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