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윤종빈 감독이 첩보극 ‘공작’으로 컴백한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윤종빈 감독은 그 동안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영화적 세계로 리얼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장편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한국 사회를 지배한 군대 문화를 날카롭게 다뤄냈고 ‘비스티 보이즈’로 물질만능주의 세상 속 호스트를 주인공으로 현 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1990년대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 19세기 왕조시대로 내려가 ‘군도: 민란의 시대’로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액션 활극으로 관객을 만났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1990년대 중반, 냉전의 최전선에 있었던 남과 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공작’은 실제 북으로 잠입한 스파이 ‘흑금성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뤄낸다. 당시 북핵 이슈로 긴장감이 감돌았던 남북 관계와 같은 민족으로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윤종빈 감독의 ‘공작’은 악의 응징을 목표로 달려가는, 기존의 현란한 액션 위주의 할리우드 첩보물과 결을 달리 한다. ‘공작’ 속 첩보원은 액션 히어로가 아닌, 치열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활약한다.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처럼 상대를 쉼 없이 교란시킨다. 또 적국이면서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의 특수성이 영화 속에 녹아 들어 나에게 다가오는 상대가 적인지 동지인지 식별할 수 없게 만들며 끊임없는 심리전을 이어간다.

윤종빈 감독은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에 대한 호기심이 ‘공작’의 시작이었다. 대한민국 첩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북 공작원이었던 그의 첩보 활동에 대한 궁금함이 현실적이고 과장되지 않은 진짜 첩보물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졌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서 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워왔다. 과연 무엇을 위해 싸워온 것인가? 흑금성과 그가 만난 남북의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 영화를 통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공작’은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진웅이 출연하며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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