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융커, 백악관 회동...미국산 대두 수입하고 유럽산 자동차 관세 부과 보류 결정
시진핑 "승자 있을 수 없는 글로벌 무역전쟁 거절할 것" 비판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사진=EPA(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미국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전쟁은 피하기로 결정한 반면 중국을 향한 폭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2000억달러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글로벌 무역전쟁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백악관에서 만나 무역전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 측은 공동 교역 아젠다를 수행할 실무 그룹을 출범해 추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EU는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수입하기로 했다. 향후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LNG) 수입도 늘리기로 했다.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다. 최근 부과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물론 이에 관련된 보복관세 문제도 협상을 통해 조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유럽이 자동차 이외의 상품에 대해서는 무관세, 무보조금을 향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LNG 수입도 늘리기로 했다”면서 “미국도 자동차 등 추가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EU와 협력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공세는 연일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 규모에 25%의 고율 관세를 1차로 부과한 데 이어 지난 10일 2000억달러 규모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 추가 관세 부과는 2개월간 공청회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30일 안에 발효될 전망이다.

미국은 관세를 넘어 위안화 환율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조작하고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며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 큰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달러는 지나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전혀 기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직접적인 대응으로 맞서지는 않고 있지만 관세 부과 행태가 세계무역을 훼손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6일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을 갖고 “어떠한 글로벌 무역전쟁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어떤 승자도 있을 수 없는 글로벌 무역전쟁을 거절해야 한다”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면서 다자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중국은 스스로 문호를 열고 개방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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