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故) 구인회 LG 창업 회장, 충징임시정부에 독립자금 지원
2대 구자경·3대 구본무 회장…유공자 후원·의인상 제정
구광모의 LG, 선대의 의지 잇고 ‘사회적 책임’ 한층 강화

[한스경제=김덕호 기자] LG의 사회공헌은 다른 경쟁 기업보다 그 뿌리가 깊다. 지난 1942년 안희제 선생을 통해 독립 자금을 후원한 고(故) 구인회 초대 회장의 '공헌'은 2대와 3대에 걸쳐 독립 유공자 후원, 독립 유적 지원 사업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에는 구본무 회장이 ‘LG 의인상’을 만들었다. "구국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돕는 일"이라는 초대회장의 의지가 3대에 이어진 결과다. 

선대의 노력은 시간이 갈수록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여론조사에서 11개월째 재계 총수 이미지 1위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선대의 의지를 계승해 보다 진화시키는 것이 구 회장의 중요한 과제다.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 사진 = LG

◆ 구인회 LG 창업 회장, 충징임시정부에 목숨 건 자금 지원

구인회 창업 회장은 기업 존재 이유를 ‘수익’이 아닌 ‘사람’과 ‘국가’에 둔 ‘사업보국(事業報國)’ 신념을 실천하고자 했다.

1931년 7월, 자본금 2000원으로 ‘구인상회’를 창업한 구인회 회장은 독립자금을 모금하던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1만원의 거금을 내놓는다. 태평양전쟁으로 시국이 좋지 않았던 1942년 7월의 일이다.

당시의 1만원은 쌀 500가마니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돈이었고, 일제의 지명수배를 받는 인물에게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일 또한 목숨을 내놓는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구인회 회장은 "당할 때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자는 구국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 말로 나라를 돕는 일"이라며 1만원의 독립 자금을 희사했다.

백산 선생은 과거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경영하던 독립 운동계의 거물이다.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비밀자금 루트를 만들었고, 구 창업회장의 사돈이자 GS그룹의 뿌리인 허만정 옹이 설립 주주로 참여하기도 했다.

비록 백산 선생은 일제 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1943년에 숨을 거뒀지만, 그 당시 구 회장이 기증한 1만원은 우리나라의 독립에 보탬이 됐다.

1995년 1월 LG CI 선포식을 마친 뒤 당시 구자경 회장(왼쪽 세번째)과 구본무 부회장(왼쪽)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표지석 제막식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초대 회장의 의지, 2대(代)대와 3대가 잇다…유공자 후원·의인상 제정

초대 회장의 의지는 2대 구자경 회장과 3대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졌다.

선대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 받아 현충시설개보수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국내외 참전 용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된 사업은 충칭임시정부 청사, 서재필기념관, 매헌 윤봉길기념관, 우당 이회영기념관, 안중근의사 기념관, 만해 기념관, 도산 안창호기념관 등 총 7곳에 달한다. 

2016년부터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및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한 주거환경 개선 활동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까지 독립유공자(후손 포함) 8명, 국내 참전용사 8명, 해외 참전용사 3명 등 총 19명을 선정해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2대 구자경 명예회장은 LG연암문화재단을 통해 지난 30여년간 2500여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교수들의 해외연구 지원도 이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사저를 기증해 설립한 공간이다. 해외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전달하고, 미래의 과학자가 되도록 꿈을 심어주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대표 업적 중 하나로 'LG 의인상'을 설립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 기업이 보답해야 한다"는 고인의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을 사회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 / 사진 = LG

◆ 구광모의 LG, 선대 의지 잇고 ‘사회적 책임’ 한층 강화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식에서 “선대 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해 시장을 선도하고 영속하는 LG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이라는 선대의 유산을 잇고, 이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구광모 회장은 선대의 사회공헌을 이어가고 있다. 부친 구본무 회장이 시작한 'LG의인상'은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100명째 수상자를 배출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심산 김창숙 기념관 등 2곳 개보수 지원 ▲국가유공자 및 국내외참전용사 6명의 자택 주거환경 개선 지원 사업을 펼친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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