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직 분위기 건강할수록 실적 향상된다는 인식 확대
(왼쪽부터) 김신 SK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증권사 CEO들은 꾸준히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사진=각사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예전부터 ‘증권맨’들은 증시 동향과 숫자에 민감한 탓에 차갑고 수직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러한 이미지와 다르게 적극적인 소통 행보로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SK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CEO들은 수평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도 이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고 실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부임 초부터 CEO와 직원 격의 없는 소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행복포차’와 ‘CEO 행복카페’를 진행하고 있다. 1년에 한두 차례 정도 열리고 있는 행복포차는 김 사장이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소통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CEO 행복카페’는 올해 결혼한 직원이나 승진자 등 공통분모를 가진 사원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매주 수요일 5시에 조기 퇴근하는 ‘페밀리데이’와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임직원 가족에게 자필 편지와 학용품 세트를 선물하는 등 꾸준한 소통 행보를 보인다.

부임 초부터 계속된 김 사장의 지속적인 소통 행보는 성과로 이어졌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4.6% 증가한 127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김신 사장은 부임 초부터 꾸준히 직원과의 소통과 성장을 강조해 왔다”며 “상명하복식의 증권사 분위기를 수평적으로 바꾸며 직원들의 업무 성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파격 소통이 성과로 연결됐다. 최 부회장은 2010년 부임 초부터 성과주의 경영을 천명했다. 유능한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고 수평적 분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성과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안겨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딜(거래)리뷰(검토)’ 회의다. 투자은행(IB)사업을 맡고 있는 김기형 부사장과 함께 투자·심사 담당 실무자 10여명을 모아놓고 매주 2회씩 진행하는 소규모 전략회의다.

최 부회장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이 회의에 거의 매번 참석하면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IB와 부동산 등 사업과 관련한 직원들의 직언을 듣는다.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 결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1분기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8%증가한 1659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에서도 성과에 따라 보상과 대우를 달리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보다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성과 창출을 독려해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부임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직원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취임 4개월차로 뚜렷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5월 신한지주를 대상으로 66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이끌어내는 등 회사의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 초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강조한 김병철 사장은 “전문가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발전한다면 성장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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