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 5% 고금리 특판상품...공격적 행보
(왼쪽부터)김성현 KB증권 사장과 박정림 사장이 고객의 발행어음 상품 가입을 돕고 있다./사진=KB증권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KB증권이 연 5% 고금리 특판상품을 앞세워 발행어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3번째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인 만큼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고금리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KB증권의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5일 세전 연 5% 월적립식 ‘KB able 발행어음’을 300억원 한도로 출시했다. 월 납입금액을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선택할 수 있고 지난 특판과 동일한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계속되는 저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상품을 내놓았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업계에선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발행어음을 판매하는 증권사는 마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발행어음의 금리도 기준금리와 함께 낮아지게 마련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에 달가운 일이 아니다. 낮은 금리로 인해 발행어음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괜한 것이 아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한국은 저금리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증권사가 발행어음 금리를 낮췄다고 해도 여전히 기준금리보다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KB증권은 이와 다른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저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특판상품의 금리만큼은 고금리로 유지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특판상품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등 고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낮은 기준금리에도 높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적극적인 행보는 앞서 진출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지난 5월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을 인가 받았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잠재적인 시장 진출 후보자들의 행보도 변수다. 자기자본이 각각 3조원 초중반대에 이르는 이 회사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르면 올해 말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기자본 4조원을 갖추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는 초대형 IB로 지정받을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미래에셋대우도 위협적인 존재다. 이미 자기자본 약 8조원을 보유하고 있어 의혹을 해소하고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을 경우 빠르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관계자는 “후발 증권사가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인 만큼 이후 선의의 경쟁으로 시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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