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EB하나·우리은행 감소세 두드러져
은행들이 DLF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 판매 계좌가 넉달새 24% 감소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투자 손실을 가져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은행이 판매한 사모펀드 계좌가 넉 달간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4만5147개로 6월 말 대비 1만4368개(24.1%) 감소했다. 

특히 DLF 사태로 도마 위에 올랐던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1만1173개로 지난 6월 1만5966개 대비 30.0%가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만174개로 1만5727개 대비 35.3%가 감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DLF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 불안 심리 때문에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중심의 자산관리 영업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초고위험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여타 시중은행들의 상황은 그나마 괜찮았다.  

신한은행의 10월 말 기준 사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7264개로 6월 말 7792개 대비 6.8% 감소하는 데 그쳤으며 KB국민은행은 7225개로 6127개 대비 17.9% 증가했다. 

DLF 사태로 인해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도 줄었다. 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말 기준 26조6119억원을 기록해 6월 말 28조9634억원 대비 8.1%가 감소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의 파생상품형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1만8049개로 사모펀드 전체 판매 계좌의 40.0%에 차지했다. 판매 잔고는 4조603억원으로 전체의 15.3%를 점유했다.

반면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지난 10월 말 기준 325조2930억원으로 6월 말 307조7420억원 대비 5.7% 확대됐으며 보험사도 3조2120억원으로 3조293억원 대비 6.0% 증액됐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제한 방침에 따라 사모펀드 판매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는 지난달 14일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고난도 사모펀드의 경우 향후 은행이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금융당국이 지칭하는 고난도 사모펀드는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사모펀드를 말한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해당하지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DLF 사태로 은행으로 몰리던 사모펀드 자금이 증권사와 보험사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국의 방침에 따라 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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