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쇼핑, 오프라인 매장 700개 중 200개 정리...롯데온(ON)으로 온라인 강화
롯데케미칼, 공격적인 M&A로 사업 확장 목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지주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서는 안 되며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꿔야 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월 ‘2020 상반기 LOTTE VCM (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지주임원들에게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을 주문했다.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게임 체인저가 되자”

1967년 롯데제과 창립 이래 창사 53주년을 맞은 롯데는 지속성장을 위해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 침체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롯데는 3가지 전략을 발판삼아 ‘뉴 롯데’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롯데쇼핑이 오는 28일 백화점, 마트, 롭스 등 롯데쇼핑 7개 계열사를 통합한 '롯데온(ON)' 서비스를 선보인다. / 롯데온 캡처

선택과 집중, 부진한 매장은 정리하고 디지털화 구축

유통명가 롯데가 전개하는 ‘롯데쇼핑’은 올해 핵심 운영 전략으로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꼽았다.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매출 하위 점포를 정리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안 되는 매장은 과감히 버려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이는 눈앞에 놓인 적자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에 역량을 쏟는다. 2018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규모는 80조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오는 2022년엔 약 200조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변화에 발맞춰 롯데쇼핑은 오는 28일 백화점, 마트, 롭스 등 롯데 7개 쇼핑 계열사를 통합한 쇼핑 플랫폼(앱) '롯데온(ON)' 서비스를 론칭한다.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과 구매 행동 패턴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패션 스타일, 연령대 등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400여개의 속성정보로 고객별 취향을 분석해 스펙트럼을 제시하는 온라인 쇼핑서비스를 제공한다. 맞춤형 쇼핑으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구매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전국 1만 개가 넘는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해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강점을 결합, 차별화된 쇼핑 플랫폼을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 2018년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HPC)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롯데케미칼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화학 회사’ 발돋움

롯데가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의 지분을 인수하고 석유화학 사업을 시작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잇단 M&A를 거쳐 몸집을 키운 화학산업 부문은 어느새 그룹 내 30% 매출을 담당하는 핵심 먹거리로 발돋움 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5조1235억원, 영업이익 1조1073억원을 올렸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의 경영 첫발을 호남석유화학에서 뗐을 만큼 화학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 1월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한 통합 롯데케미칼을 선보인 후, 2월에는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의 합작법인인 ‘롯데GS화학’을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오는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50만㎡(15만 평) 부지에 올레핀(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조7000억원 규모의 해당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 석유화학(롯데케미칼)과 정유의 합작 사례로, 롯데 화학분야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M&A를 통해 글로벌 탑7 화학회사라는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신 회장은 지난해 건설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틸렌 공장과 관련 “올해 1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 100만톤에서 140만톤으로 40% 확대할 것이다. 일본 화학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M&A를 거쳤다. 앞서 2010년 동남아시아 석유화학 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했다. 이후 2015년에는 삼성의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3조원 빅딜로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을 확보하고 화학 소재 부문을 강화한 바 있다.

롯데지주 제공

롯데의 숙원사업 ‘호텔롯데’ 상장 박차

롯데가 오랫동안 꿈꿔온 호텔롯데 상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롯데지주는 신동빈회장과 호텔롯데가 1대, 2대 최대 지주로 포진해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해야만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9%를 보유한 구조다.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일본 주주 지분 비율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사실은 큰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자사 대표이사 회장직으로 하는 인사를 결정했다. 이는 신 회장이 국내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호텔롯데 상장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변수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과 항공업이 줄도산 위기를 맞으면서 덩달아 호텔롯데의 주축인 면세점 사업과 호텔 사업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호텔롯데 내 면세사업부의 전체 매출의 80~90%를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코로나19 여파로 롯데의 면세사업부 매출은 지난 1분기 대비 최대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사업의 매출 하락은 기업공개(IPO) 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롯데가 이번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타개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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