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보험사 실적악화 주원인
삼성생명이 오는 10월 예정이율 인하를 예고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지난해 총 운용자산 규모 231조4969억6000만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한 삼성생명이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를 예고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금융소비자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춰지면 보험료는 5∼1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10월부터 일부 금리 변동형 상품에 0.25%포인트 수준의 예정이율 인하를 예고했다. 삼성생명은 앞선 4월1일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적악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이 13일 공개한 2분기 주요 결산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당기순이익은 4486억원으로, 전년 2분기 대비 1393억원(45%)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2분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됐지만 보유계약관리, 경영효율 개선,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성과를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4일 리포트에서 "삼성생명은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 당사가 추정하는 순이익 3899억원을 상회했다"며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개선 됐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67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81억원(10.3%)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예정이율 인하는 삼성생명만의 이슈는 아니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현재 금리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선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 것에 이어, 지난 5월28일에도 0.50%로 추가 인하를 단행해 현재까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에 투자하는 보험사들은 당연히 저금리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과 관련,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을 예고한 것도 예정이율 인하 검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 중도해지시 환급금이 없거나 표준형 보험 대비 50% 미만인 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은 납입기간 동안 표준형 보험의 환급률 이내로 설계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환급금이 적어지는 만큼, 소비자가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 역시 인하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총 운용자산 규모 96조4613억8400만원으로 업계 2위를 차지한 한화생명 역시 최근 예정이율을 연달아 인하 조치했다. 한화생명은 2분기 당기순이익은 12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3.36%(812억원) 증가한 128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당장 하반기 추가 인하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달 1일 ‘실속플러스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화생명은 앞선 4월에도 확정이율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7월 예정이율 인하한 수준을 하반기에도 유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은 예정이율 인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예정이율 인하는 분기이익보다 향후 시장 이자율을 고려해 결정되는 바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의 예정이율 인하 기조가 생명보험 업계 전반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NH농협생명과 교보생명 등은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하반기 상품을 개정하면서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 역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0월께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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