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볼빙 수수료, 현대카드 20.12%·KB국민카드 18.57%·롯데카드 18.52% 順
최근 리볼빙 서비스를 받은 20대가 급증했다./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카드사들의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리볼빙 서비스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차후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다. 신용카드 결제대금 연체에 의한 신용도 하락을 막아주는 취지로 국내에는 1999년 도입됐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대금 중 20%는 이번 달에 결제되고, 나머지 80%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를 활용, 소비자의 자금상황에 따라 결제비율을 조정해 연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만 리볼빙을 계속 이월시킬 경우 추후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 자체는 신용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월별 상환부담을 낮추는 대신 이월 금액 연체시 수수료율이 최소 5~24%대로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미흡하면 빚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20대 리볼빙 잔액, 3년 사이 87% 급등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신용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카드)의 리볼빙 이월 잔액’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5월 기준 4265억원으로 2017년 동원 대비 645억원(17.81%) 상승했다. 특히 20대의 리볼빙 잔액은 5월 기준 332억원으로 2017년 동월 대비 154억원(87.02%) 급등했다.

장 의원은 "경기여건이 악화되고,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20·30대의 소득여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는 수수료가 최대 20%를 넘어 가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저소득·실업위기 청년에 대한 소득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60대의 리볼빙 잔액은 325억원으로 72억원(28.47%) 증가했다. 이어 30대가 1244억원으로 178억원(16.63%), 40대가 1244억원으로 173억원(13.07%), 50대가 866억원으로 63억원(10.95%)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 40대의 리볼빙 잔액 규모가 지난 5월 말 149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가 1244억원, 50대가 866억원 등을 기록했다.

장 의원은 "5월 현재 카드 리볼빙 잔액을 전년과 비교할 경우 잔액이 많은 상황이다. 또 매년 연초에 잔액이 다소 줄다가,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사정이 더욱 좋지 않아 저소득·실업위기 청년에 대한 별도의 소득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리볼빙 서비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당연히 카드사의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한국신용평가가 4월10일 공개한 리포트 '카드, 수익성 하방 압력 상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고위험 카드대출(리볼빙서비스·카드론·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000억원으로 18.1%로 자기자본의 약 25% 수준을 차지했다.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이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3개사 이상의 금융기관에 대출을 한 다중채무자의 카드대출 잔액을 의미한다.

 

카드사의 과잉 홍보·불법 유치도 문제

리볼빙 서비스 가입을 부추기는 카드업계의 마케팅도 논란이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은 온라인으로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연회비를 100%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실시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리볼빙 서비스는 실제로 각 카드사 수입에 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의 2분기 ‘수수료 등 수입비율’을 보면 리볼빙 결제성 수수료는 현대카드 20.12%, KB국민카드 18.57%, 롯데카드 18.52%, 신한카드 17.82%, 하나카드 17.06%, 우리카드 16.59%, 삼성카드 14.77%를 차지했다.

2017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현대카드는 1.37% 포인트(P), KB국민카드 0.12%P, 롯데카드 1.08%P, 하나카드 1.02%P, 우리카드 3.32%P 상승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0.28%P, 삼성카드 1.87%P 하락했다.

이들 카드사의 올해 2분기 기준 평균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 수입비율 역시 17.64%로 2017년 2분기 기준 0.26%P 상승했다.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에 의한 피해사례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1월 카드사 상담원의 리볼빙 서비스 가입권유 거절에도 이를 가입시키고,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를 붙이게 한 사례를 소개하며 금융 피해 주의를 당부했다.

카드사의 리볼빙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기관경고를 내린 사례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6년 10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신용카드 회원에 대해 리볼빙 결제비율을 100%에서 10%로 변경하도록 전화 마케팅 영업을 하면서 주요사항을 축소·누락 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비율 변경을 유인한 것에 대해 현대카드 임직원 11명을 대상으로 주의 및 감동 처분 심의를 의결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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