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贊 다른 금융지주와 형평성 고려한 조치
反 기재부 배당금만 높고, 일반주주 박탈감은 커져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배당성향을 29.5%로 결정한 가운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배당성향을 29.5% 결정한 가운데,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충돌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471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총배당 규모는 3729억원으로, 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별도 기준 29.5%를 나타냈다. 

기업은행 이사회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들은 "4년 만에 30% 이하의 배당성향을 확정했다"며 여타 금융지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 2019년 32.5%, 2018년 30.1%, 2017년 30.9%였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은행 및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일부에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가 재정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의 지출이 컸기 때문에 이를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국가채무가 불어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치솟았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기업은행의 지분 5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19조5000억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비율도 본예산의 48.2%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대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기업은행의 결단을 비판하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정부는 배당에 대한 권리를 거침없이 행사하며 국고를 확충했지만, 민간 금융사만 배당성향을 하향 조정하면서 일반주주들이 느낄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고 비판했다. 

금융위의 권고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7%p 낮췄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6%p, 신한금융지주도 2.3%p 내렸다.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각각 동일한 20%, 신한금융이 22.7%였다. 

실적을 살펴봐도 4대 금융지주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덜 받았다고 분석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지난해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지만 4대 금융지주는 10조8000억원에 달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피력했다.  

손실흡수능력 제고 차원에서 쌓는 대손충당금도 기업은행 등이 포함된 특수은행은 지난해 4조원을 쌓으며 전년 동기 2조1000억원 대비 86.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시중은행은 7조원을 적립해 전년 동기 3조7000억원 대비 88.7% 불어났다. 

여기에 기업은행 주주들은 차등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배당성향은 낮아지고, 차등배당까지 사라지면서 기재부가 가져가는 배당금만 늘었다고 쏘아붙였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9년 일반주주에게 주당 670원, 정부에는 472원을 배당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기업은행이 배당제한 권고 대상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로 증자가 어렵지 않아,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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