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익숙해진 e스포츠 은퇴식…칸-뱅-울프 은퇴식 의미는?
“은퇴식, 선수들 동기부여와 e스포츠 생태계 구성 긍정적”
T1 '뱅-울프' 은퇴식 진행. 사진은 은퇴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벵기' 배성웅,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페이커' 이상혁 / 사진=T1 '뱅-울프' 은퇴식 라이브 캡처
T1 '뱅-울프' 은퇴식 진행. 사진은 은퇴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벵기' 배성웅,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페이커' 이상혁 / 사진=T1 '뱅-울프' 은퇴식 라이브 캡처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프로 선수들에게 은퇴식이란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팬들 앞에서 명예롭게 떠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자리이다. e스포츠도 최고 스타들의 은퇴식은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이 인터넷 방송과 개인 SNS를 통해 조용히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고 다양한 대기업이 구단을 운영하면서 선수들의 은퇴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여느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은퇴식처럼 화려하고 팬들의 기억에 남는 은퇴식이 늘어나며 e스포츠 위상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T1은 지난 10일 팀의 레전드이자 수많은 우승을 이끈 바텀 듀오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이번 은퇴식은 선수는 물론 팬들에게도 특별한 은퇴식이었다.

두 선수는 2013년 ‘SKT T1 S’에 입단해 단일팀 체제로 전환된 2015년부터 SKT T1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기간 두 선수는 LCK 우승 4회, MSI 우승 1회, 롤드컵 2회 우승을 달성했으며 2018년을 끝으로 각각 북미와 터키 리그로 이적했다. 이후 울프는 2019년 은퇴를 선언했고 뱅은 지난해 아프리카 프릭스로 돌아와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비록 두 선수 모두 T1에서 은퇴한 건 아니지만 T1은 구단의 전성기를 함께한 두 선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은퇴식을 기획했다. T1 팬들은 물론 LCK 팬들은 T1의 이 같은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이날 은퇴식에는 뱅-울프 듀오와 T1의 전성기를 함께한 ‘페이커’ 이상혁과 ‘벵기’ 배성웅 T1 코치가 자리해 은퇴식을 빛냈다. 

'칸' 김동하 은퇴식 / 사진=담원 기아 SNS
'칸' 김동하 은퇴식 / 사진=담원 기아 SNS

LCK 역사상 최고 탑 라이너로 손꼽히는 ‘칸’ 김동하도 2021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 칸은 2013년 데뷔해 중국 LPL을 거처 2017년 LCK 서머 스플릿 롱주 게이밍(현 DRX)에 입단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2017년 서머 우승을 시작으로 2021년 서머 시즌까지 총 6번의 우승을 달성하며 역대 탑라이너 중 최다 우승 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MSI 준우승 1회, 롤드컵 준우승 1회, LCK 총산 승률 역대 2위 (332전, 승률 72%)를 기록하며 LCK 최고 탑 라이너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은퇴식은 지난해 12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서울모빌티리쇼 기아관에서 진행되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의 소속팀인 담원 기아를 네이밍 스폰서 기아는 단 1년간 함께한 칸을 위해 한해 국내 모터쇼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인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진행한 것이다. 덕분에 칸은 LCK 팬뿐만 아니라 현장을 찾은 관람객 앞에서 특별한 은퇴를 맞이할 수 있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선수들의 은퇴식을 두고 “그동안 e스포츠의 은퇴식은 익숙한 장면은 아니었다. 은퇴식은 한 선수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 준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e스포츠 선수들의 은퇴식이 많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은퇴식은 현역 선수들에게 ‘나도 저렇게 멋지게 은퇴하고 싶다’는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대부분 1년 단위로 팀을 옮기는 e스포츠 특성상 구단 측에서도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좋은 팀’, ‘가고 싶은 팀’이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쌓인다면 ‘프랜차이즈’ 색깔도 더 진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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