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육권 e스포츠 관련 인식 부족…학업 포기하는 유망주들
선수 진로 및 은퇴 후 삶 설계 위한 학습권 보장 필요
케스파, ‘학교 e스포츠 추진단’ 발족…학원 e스포츠 정착 노력
종각 롤파크 LCK 아레나 / 사진=LCK
종각 롤파크 LCK 아레나 / 사진=LCK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국내 e스포츠는 프로선수와 리그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그에 비해 교육제도권 내에서 e스포츠는 관련 활동이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e스포츠는 청소년들이 가장 가깝게 즐기는 여가문화지만 학교 내에서 알맞은 교육이나 활동으로 접할 수 없고, e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은 연습에 집중하기 위해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기도 한다.

현재 e스포츠 최고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도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 페이커는 여러 인터뷰에서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서도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을 두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프로 e스포츠에 데뷔하기 위한 과정은 크게 두 가지다. 개인 랭크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프로팀에 스카우트 되는 경우와 구단이 운영하는 아카데미 테스트를 통해 연습생부터 시작하는 1군까지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경우다. 학교 스포츠부를 통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프로에 지명되는 전통 스포츠와는 다르다. 

연습생 기간에는 하루 24시간 중 약 12시간 이상을 게임과 훈련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저있다. 이는 프로에 데뷔해도 마찬가지다. 빠르면 10대 중반 나이에 데뷔하는 선수들은 도저히 학업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학업을 포기하고 e스포츠 선수 꿈을 이루더라도 20대 초중반이라는 비교적 짧은 선수 생명 때문에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e스포츠 선수를 지망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도 고민이 많다. 한 학부모는 “e스포츠가 성장하고 자녀가 원하는 꿈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입장이지만 지금도 걱정이 많다”며 “아무래도 학업 문제가 가장 마음에 걸리다.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선수를 육성하는 구단과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구단은 프로선수를 육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훈련시간에 더 많이 집중할 수밖에 없고 프로가 되지 못한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며 “어른으로서 어린 연습생 중에 학업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e스포츠업계에선 유망주들의 학습권 보장과 더 다양한 진로 선택을 위해 ‘학교 e스포츠’ 정착을 고민해왔다. 북미지역 같은 경우 e스포츠도 축구, 야구 등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취미 및 동아리 형식으로 학업과 병행하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한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케스파)도 올해부터 학교 e스포츠를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케스파는 20일 ‘학교 e스포츠 추진단’을 발족하고 학교 e스포츠 사업 추진을 위해 내부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올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방침이다.

케스파 관계자는 “학교 e스포츠 클럽을 중심으로 아마추어 e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며 “동시에 프로 e스포츠 선수 지망생들이 학업과 진로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고 선수 은퇴 이후까지 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향후 학교 e스포츠 추진단은 중ㆍ고ㆍ대학교 e스포츠 클럽 문화 활성화를 시작으로 ▲방과 후 e스포츠 활동 강화 ▲학생들이 학교에서 참가할 수 있는 e스포츠 대회 개최 등을 계획 중이다. 

더 나아가 아마추어스포츠 꽃인 대학 e스포츠 리그를 정규리그로 정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KeSPA Cup(케스파컵)’ 모델을 발전시켜 프로와 대학 아마추어팀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대회도 구상 중이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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