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타 탄생의 새로운 가능성 보여준 ‘유스 시스템’
지속 가능한 선수 공급으로 e스포츠 저변 확대 기대
가장 우수한 유스 시스템을 구축했단 평가를 받는 T1. 사진은 2022년 T1 로스터 / 사진=T1 SNS
가장 우수한 유스 시스템을 구축했단 평가를 받는 T1. 사진은 2022년 T1 로스터 / 사진=T1 SNS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스포츠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해당 종목의 활기를 불어넣고 지속해서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스포츠구단은 유망주 원석 발굴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기도 하며 우수한 유스 시스템을 구축한 구단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반열에 올라 큰 인기를 구가한다.

e스포츠도 급격한 성장을 통해 프랜차이즈 도입 등 리그가 안정화되면서 각 구단들의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각 구단들의 유스 시스템이 성과를 보여주며 리그의 새로운 활력은 물론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스 시스템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팀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T1이다. T1은 LCK 10개 팀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유스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20년부터 적극적으로 유스 아카데미 출신 선수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0년 스프링 시즌 우승, 2021년 서머 시즌 준우승, LOL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현재 주전 5인 로스터 중 3명이 아카데미에서부터 1군까지 올라온 선수들이다.

올해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생명e스포츠도 육성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화생명은 스토브리그 때만 하더라도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 등 주요 선수들과 재계약에 실패하고 대형급 선수 영입도 못해 ‘강제 리빌딩’이라는 팬들의 비판을 받으며 최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 중 한팀인 농심 레드포스를 잡아내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후 T1, 젠지e스포츠 등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기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하위권팀 중에서 T1과 젠지 모두에게 세트 승을 따낸 팀은 한화생명뿐이다.

지난 9일 긴급 콜업된 DRX 2군 선수들 중심으로 구성된 DRX / 사진=LCK
지난 9일 긴급 콜업된 DRX 2군 선수들 중심으로 구성된 DRX / 사진=LCK

DRX는 9일 진행된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2군의 저력을 보여주며 팬들은 물론 e스포츠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DRX는 주전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2군 선수들을 긴급 콜업해 데프트와 경기를 치렀다. DRX가 2군 리그 LCK CL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군과 2군의 수준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승리를 점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DRX 2군 선수들은 유망주 패기를 앞세워 거침없이 KT를 몰아붙였다. KT에는 ‘라스칼’ 김강희를 비롯해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지만 DRX 2군의 거침없는 경기력에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DRX는 이날 2군의 활약을 앞세워 KT를 2:1로 꺾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이같이 육성 효과가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e스포츠업계는 새로운 활력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e스포츠구단은 매년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쓰며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는 e스포츠 선수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현재 e스포츠 구단 재정의 약 80%가 선수 영입에 소요되고 e스포츠 선수들의 몸값은 날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스 시스템이 잘 자리 잡고 뛰어난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구단은 막대한 영입 자금보다 효율적으로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유스 시스템을 통한 효과가 이어진다면 리그 수준은 물론 지속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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