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드리블로 우루과이 수비수들 유린
팬텀드리블·플립플랩 자유자재 구사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유령이 지나가듯 빠르고 간결한 팬텀드리블은 축구 기술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디에고 마라도나,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그리고 리오넬 메시까지. 드리블 좀 한다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은 이 팬텀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좌절을 안겼다. 이제 우리에게도 유령 같은 팬텀드리블을 주무기로 펼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슛돌이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이다.
이강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와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4-2-3-1 전형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기본 배치됐다. 한국이 0-1로 뒤진 전반전 막바지에 ‘쇼타임’을 시작했다. 우루과이 오른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팬텀드리블을 연속해서 성공했다. 상대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따돌렸다. 거기에 플립플랩까지 작렬하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알고도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수비수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팬텀드리블이라는 기술이 그렇다. 매우 짧은 찰나에 기술이 발휘되기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도 막아내기 어렵다. 이강인의 팬텀드리블은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왼발로 살짝 살짝 공을 끌면서 갑자기 변속 기어를 넣고 오른발로 옮겨 상대 수비수를 지나간다. 정말 유령 같다.
물론 쉽게 이룬 게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노력에 노력을 더해 '치명적인' 팬텀드리블을 완성했다. 몸 중심을 낮추고 공을 최대한 발에 붙이며 특유의 속도와 방향 전환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제친다. 더 대단한 것은 일반적인 팬텀드리블이 왼발-오른발(왼발잡이 기준) 패턴이라면, 이강인은 왼발-오른발-다리 사이까지 더 다양하게 활용한다. 우리가 아는 일반 버전이 2단계라면, 이강인은 그것을 더 세밀하게 쪼개 3단-4단까지 구사할 줄 안다.
학창시절 축구에 빠져 살았던 필자는 무릎을 다친 후 체력이 떨어지고 몸무게가 늘어 풋살로 취미를 바꿨다. 풋살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 바로 팬텀드리블에 성공했을 때다. 더 빠르고 체력이 좋은 상대를 깔끔한 팬텀드리블로 제칠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짜릿하다. 태극전사 이강인의 팬텀드리블을 실제로 보면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 것일까. 아무튼 슛돌이 이 녀석 정말 제대로 된 물건이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kkamano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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