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22일 개막한 2023 한국컵 전국국유소년야구대회에 출전한 경기 의정부시 유소년야구단(감독 조남기)은 유소년야구계에서 ‘전통의 강호’로 통한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2011년 창설)이 출범하기도 전인 2010년 창단된 팀으로 서울 연세 유소년야구단과 함께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창단 이후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유소년야구의 대표적인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의정부시야구단은 이번 한국컵에서 유소년리그 청룡ㆍ백호와 주니어리그에 출전했다. 조남기(49) 의정부시 감독은 “한국컵에 대한 아이들의 기대가 컸다. 아무래도 언론에 노출될 수 있고, 연맹에서 가장 큰 대회니까 기대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시에는 다른 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벤치의 작전 사인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조남기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선수들의 판단에 맡긴다. 선수들의 자율성, 창의성을 위해서다. 조남기 감독은 “우리 아이들은 경기 중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뛴다. 부족한 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감독 위주의 야구, 이기는 야구에 치중하면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창의성이 떨어지고 틀에 박힌 야구만 하게 된다”며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장충고-중앙대 출신인 조 감독은 1997~1999년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에서 프로 생활을 했다. 2000년 은퇴한 뒤로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모교 장충고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2010년부터는 의정부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해 유소년야구 지도자로 변신했다. 조 감독은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어서 은퇴 후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제자들에게 기본기를 많이 강조한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유망주들을 키워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뛰는 함창건(22), 최근 미국프로야구(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지명을 받은 최병용(21) 등이 대표적인 조 감독의 제자들이다.
조 감독은 제자들이 꼭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올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다. 협동심 등 야구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 야구가 전부는 아니니까 프로 선수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