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추크치해 북극곰 단식 기간, 137일...40년 동안 11배 길어져
온실가스 14Gt 방출 시, 단식 기간 하루씩 증가
북극곰의 굶는 기간이 40년 동안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극곰의 굶는 기간이 40년 동안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온실가스가 북극곰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곰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의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미국 워싱턴대의 세실리아 비츠 교수와 미국 와이오밍대의 스티븐 앰스트럽 교수가 공동 연구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북극곰 서식지 변화 관계성이 담긴 논문이 실렸다. 

연구팀은 북극곰 주요 서식지 15곳에서 온실가스 배출량과 먹이를 찾지 못해 굶는 '단식 기간'을 분석, 이에 따른 새끼 북극곰이 독립할 때까지 생존할 확률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했다. 

북극곰은 주 먹이인 바다표범을 사냥을 하기 위해 바다 얼음을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 온실가스 배출로 바다 얼음이 녹으면서 먹이 사냥이 힘들어지고 있다. 이에 단식 기간은 길어지면서 새끼 북극곰들의 생존율도 낮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추크치해에서 서식하는 북금곰들의 단식 기간이 1979년 12일에서 2020년 137일로, 11배 이상 길어졌다. 보퍼트해의 북극곰들의 단식 기간은 같은 기간 50.7일에서 125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14Gt(기가톤) 방출될 때마다 북극곰이 굶는 기간은 하루씩 늘어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아울러 북극곰 단식 기간이 연 117일을 넘는 해가 5년 동안 3년 연속되는 경우를 '신규 개체 충격 한계선'으로 명했다. 이 한계선을 넘어설 경우 새끼 북극곰의 생존율은 떨어지고, 신규 개체수를 늘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북극곰 서식지 중 하나인 허스드만 서부 지역은 이미 이 한계선을 1994년 넘어섰다. 특히 1994~202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했을 때 새끼 북극곰의 생존율은 1980년대 70% 수준에서 현재 49%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수년간 관찰된 북극곰의 개체수 감소 추정치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개체수는 1980년대 후반보다 절반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연간 새끼 북극곰의 생존율은 3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개체수 감소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미국 내 발전소에서 30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60Gt으로, 이는 보퍼트해 남부에 서식하는 북극곰의 생존율을 최대 4%p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이번 화석연료 제한을 위한 미국 멸종위기종번에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앰스트럽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위험에 처한 새끼 북극곰 생종률 사이의 애물을 없애고, 처음으로 배출원별 배출 영향 분석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별로 전후 배출량을 확인, 책임을 나눌 수 있어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사업과 관련해서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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