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최대성 기자
LG 트윈스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쌍둥이 군단이 마침내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정상에 섰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ㆍ7전 4승제) 5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정규리그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1차전에서 패했지만 2~5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LG가 KS 정상에 오른 건 1990년, 1994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이자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LG는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암흑기를 지나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 마침내 우승의 한을 풀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날 잠실구장을 찾아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염 감독은 감독으로 첫 우승을 이뤘다.

KS 최우수 선수(MVP)의 영예는 LG의 주장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그는 기자단 투표 93표 중 80표를 휩쓸어 MVP를 거머쥐었다. 오지환은 3차전에서 역전 결승 3점포를 터뜨리는 등 이번 KS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했다.

LG 박해민(오른쪽). /최대성 기자
LG 박해민(오른쪽). /최대성 기자

LG 타선은 3회말 선발 고영표를 두들겨 주도권을 잡았다. 선두타자 문성주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신민재는 볼넷을 골랐다.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계속된 1사 1,3루에선 박해민이 우월 2루타를 터뜨려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박해민은 곧바로 3루를 훔친 뒤 상대 1루수 박병호의 실책 때 홈을 밟아 3-0을 만들었다.

KT는 5회초 2사 1,3루에서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의 폭투를 틈타 1점 만회했다.

LG가 곧바로 반격했다. 5회말 홍창기가 투수 강습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박해민이 우월 안타를 때렸다. 이때 홍창기는 상대 우익수 조용호가 공을 더듬는 틈을 타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러자 KT 벤치는 고영표를 내리고 이상동을 투입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김현수가 이상동을 상대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LG는 6회말 1점 더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문보경의 2루타와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문성주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LG는 마운드 싸움에서도 KT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후 유영찬이 1.2이닝 1자책을 기록했고, 함덕주는 1.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 등판한 고우석은 박경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 조용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배정대를 2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LG의 모든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고, LG 응원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LG 선수들은 관중석으로 큰절을 올리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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