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 어린이 팬 출신 오지환, 주장 맡아 KS 우승, MVP 쾌거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기록
롤렉스 손목 시계 주인 된 오지환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5차전서 LG 트윈스가 6-2로 승리,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이어진 시상식서 LG 트윈스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13.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5차전서 LG 트윈스가 6-2로 승리,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이어진 시상식서 LG 트윈스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13.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 어린이 팬 출신 선수가 21년이 지난 뒤 팀의 주장을 맡아 한국시리즈(KS·7전 5선승제) 우승 트로피와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만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오지환(33)이다.

15년 전인 2008년 5월 29일 밤 10시 27분 경기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오지환은 당시 유행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에 “오늘도 LG가 어김없이 졌다. 왜 이리 저조한지… 내야수가 별로 없는데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좀만(조금만) 잘하면 내가 주전을 꿰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라는 글을 올렸다. 아쉬움이 듬뿍 담긴 오지환의 글에서는 LG를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오지환은 2009년 꿈을 이뤘다.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그해에 데뷔한 이후 15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원클럽맨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하지만 KS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9년 입단 후 단 한 번도 KS를 경험하지 못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는 도합 22타수 2안타에 그쳤다. 실책도 각각 1개씩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5차전서 LG 트윈스가 6-2로 승리,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이어진 시상식서 LG 트윈스 오지환이 대회 MVP에 호명되자 환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13.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5차전서 LG 트윈스가 6-2로 승리, 한국시리즈에서 29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이어진 시상식서 LG 트윈스 오지환이 대회 MVP에 호명되자 환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13. 

그랬던 오지환이 마침내 후배들을 이끌고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KS 5차전에서 KT 위즈에 6-2로 이겼다. 1차전을 KT에 빼앗겼지만 이후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리며 시리즈 전적 4승(1패)을 완성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우승,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해부터 LG 주장을 맡고 있는 오지환은 LG의 영구결번 레전드 이병규(49), 박용택(44)도 이루지 못했던 ‘LG 우승 주장’이 됐다. 첫 출전이었던 이번 KS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KS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퍼부었다. 지난 KS 3차전에서 5회 말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러 실점 빌미를 제공했지만 팀이 5-7로 뒤진 9회 2사 후 극적인 스리런포를 터뜨려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을 시작으로 4차전까지 매 경기 대포를 터뜨리면서 단일 시즌 최초 KS 3경기 연속 홈런 진기록을 새기기도 했다.

오지환이 받게 될 롤렉스 손목시계. /강상헌 기자
오지환이 받게 될 롤렉스 손목시계. /강상헌 기자

자기 손으로 29년 만의 우승을 일궈낸 오지환은 경기 후 “그동안 LG 팬분들은 오래 기다리셨다. 기쁘고 울컥한 느낌이 든다. 아울러 함께 야구했던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KS MVP의 주인공도 오지환이었다. 기자단 투표 총 93표 중 80표(86%)를 얻어 KS MVP의 영예를 안았다. LG는 KS MVP에게 고(故)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1997년 해외 출장 중 80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롤렉스 손목시계를 부상으로 주기로 했다. 이 손목시계는 25년 동안 금고에 잠들어 있었다. 이제 그 주인이 오지환으로 결정됐다.

오지환은 “사실 고민이 많다. 구단은 MVP에게 해당 시계를 준다고 했지만 차고 다니기엔 부담된다”며 “그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구광모(45) LG 그룹 회장님께 드리겠다. 롤렉스 손목시계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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