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T 위즈에 6-2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우승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연합뉴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5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에 6-2로 이겼다. 1차전을 KT에 빼앗겼지만 이후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리며 시리즈 전적 4승(1패)을 완성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우승,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KIA 타이거즈(11회), 삼성 라이온즈(8회), 두산 베어스(6회), SSG 랜더스(5회), 현대 유니콘스(4회)에 이어 최다우승 단독 6위에 올랐다.

염경엽 LG 감독도 자신의 감독 커리어 첫 KS 우승과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2014년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이끌고 첫 KS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염 감독은 자신의 염원이었던 KS 우승의 기쁨을 LG와 함께 안게 됐다.

다음은 염경엽 감독과 인터뷰.

-우승 소감은

"먼저 이번 KS에서 좋은 경기 펼쳐준 이강철 KT 감독과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LG 팬분들 정말 오래 기다렸다. 그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선수들에게 절실함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절실함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주고 열심히 해줬다. 그 덕분에 저도 많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정규시즌 우승 달성의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또 한 번 성장했고 자신감을 안았다. KS에 들어와서는 가장 중요한 1차전을 패했지만 2차전에서 역전 홈런으로 경기를 잡았다. 이때 선수들이 기가 죽지 않고 다시 자신감을 되찾는 흐름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KS를 우승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저희는 선발 때문에 조금 고전했다. 하지만 승리조가 한 단계 성장했고 선수단이 신구 조화를 이루면서 선발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는 케이시 켈리가 선발로 활약해 주면서 지키는 야구와 공격적인 야구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KS를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제 우승을 확신했나.

"2차전 역전했을 때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확신 가졌을 때는 3차전 이겼을 때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승운이다. 승운이 우리한테 있고 우리 선수들이 2, 3차전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을 봤다. 선수들의 모습에서 절실함과 함께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볼 수 있었다.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가더라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KS에서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2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1회를 못 버텼을 때다. 투수 교체 이후에 나머지 이닝에서 한 점이라도 주게 되면 2차전도 넘겨주게 될 것이고 그럼 KS는 정말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저희는 뒤진 상황에서 이겨내는 힘이 가장 약한 팀이었다. 아무리 선수들이 절실함과 열정을 가지고 있어도 힘들 것 같았다. 그런 불안함이 가장 심했던 게 2차전에서 최원태를 내렸을 때였다.

-자칫 조급할 수 있었음에도 선수단이 여유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는데.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절실함, 열정은 그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절실함과 열정이 잘못되면 조급함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이 기본기와 차분함이었다. '모든 플레이에 있어서 침착하게 하나씩 하나씩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칭스태프들과 고참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해서 이야기하면서 KS를 치러왔다. 오늘 경기 전에도 선수들이 약간 흥분된 상태여서 다운시키려고 엄청 노력했다."

-LG서 프런트도 하다가 돌아 돌아 감독으로 우승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 LG에서 엄청 욕을 먹었다. 그땐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했다. 대상이 나였다. 내가 나가야만 상황이 조용해질 수 있었다. 그때 구단주님께 나중에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LG 감독직 제의가 왔을 때 큰 행운이라고 봤다. 젊은 선수들도 많았고 내가 맡은 팀 중엔 가장 우승에 가까운 전력이었다. 이 행운을 어떻게 결과로 만들어 낼지 열심히 준비했다. 부담 정말 컸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힘을 줬다. 믿음을 줬다. 그런 것들이 지금의 순간을 만들어줬다."

-2연패를 위해서 어떤 것들을 준비할 것인가.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만약 올해 우승한다면 내년엔 더 큰 자신감을 갖고 멘털적으로도 단단해질 수 있는 팀이 될 거로 생각했다. 선수단 구성은 신구조화가 잘 되어 있다. 1, 2년에 한 두 명씩 더 키워낸다면 앞으로 LG가 명문 구단으로 계속해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가 그런 힘을 받는 첫해가 아닌가 싶다. 내년에도 KS에 올라간다면 더 강해진 LG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에게도 이제 시작이라고 이야기했다. 저희는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LG가 강팀과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는 첫 발걸음을 뗐다고 본다. 계속해서 좋은 과정을 만들다 보면 결과를 따라올 것이다. 조금 쉬었다가 내년 준비를 잘해서 또 웃을 수 있도록 잘하겠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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