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英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 '인공 나뭇잎' 개발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탄식의 다리' 앞에서 '인공 나뭇잎'을 실험하고 있다. / 어윈 레이스너 교수 홈페이지.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탄식의 다리' 앞에서 '인공 나뭇잎'을 실험하고 있다. / 어윈 레이스너 교수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물과 이산화탄소, 태양열이 만나 천연가스(LNG)를 대체할만한 합성가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물과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바꾸는 화학적 광 흡수체를 활용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에너지 및 지속가능성 교수인 어윈 레이스너 연구팀은 태양광을 이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인공 나뭇잎'이라 불렀다. 광합성으로 양분을 만들어 내는 식물에서 영감을 얻어 붙여진 별칭이다. 

연구진은 개발 시스템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고 연소되는 탄소중립(넷제로) 연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스너 교수는 "자동차나 선박에서 태울 수 있는 비(非)화석연료를 만들기 위해 태양열을 사용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태양열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휘발유 및 기타 연료의 구성 요소로 변환하는 기술을 구상했다. 개발 초기 모습은 유리와 보호코팅으로 구성됐다. 이를 산화철 기반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해, 나뭇잎처럼 부피가 크지 않으면서 내구성을 높였다. 

이 기술의 장점 중 하나는 넓은 토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청정에너지와 토지 이용은 서로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열 연료 잎의 수상 농장은 해안 거주지와 섬에서 공급 가능하며, 관개 운하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현재 연구진은 산업용 활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 남부 하천에서 일명 '인공 나뭇잎'을 띄워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스너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 화학물질은 이미 공급원료를 제조하는 데 사용됐다"며 "그러나 우리가 목표로 삼는 것은 경유나 휘발유 같은 연료"라고 말했다. 

특히 항공과 선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연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무역의 약 80%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화물선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 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3% 이상을 차지한다. 

연구진은 합성가스 개발을 확대해 친환경 항공유와 선박유를 개발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스너 교수는 "더 이상 석탄, 석유, 가스 등을 태우지 않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상용화하기 위해 신생 기업을 설립했다. 레이스너 교수는 "이런 과학적 시스템울 최대한 활용했다. 이제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큰 규모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하는 것은 엔지니어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양광 실험실에서 대규모 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백만파운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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