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행동현황 2023' 보고서 발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에 소홀...지구온도 1.5도 제한 희박해져"
화석연료·산림벌채는 감축...재생에너지·대중교통은 확대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중립 관련 정책에 소홀히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중립 관련 정책에 소홀히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탄소배출 감축에 필요한 정책들은 소홀히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위기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와 산림벌채 감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간) 세계자연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서 발표한 '기후행동현황 2023(State of Climate Action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들이 온실가스 정책들을 소홀히 하면서, 지구온도 1.5도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 재생에너지 확대·전기차 보급 늘리지만...한쪽에선 화석연료 발전 확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전기차 판매가 2020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치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이에 보고서는 관련 목표를 달성하고 정책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이 제시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억제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소피 보엠(Sophie Boehm)은 "지구 온도를 1.5도로 제한하려는 전 세계 노력은 미미하다"며 "수십년 동안 수많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위기 속도에 맞는 대응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살기 좋은 미래를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사라지고 있다"며 "10년 동안 모든 부문에 걸쳐 즉각적이고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전 세계 국가들이 석탄발전 감축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폐지'가 아닌 '감축'에 합의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마저도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영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화석연료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유전 개발 면허를 허가하고 있다. 한달새 북해 등 27곳이 유전 개발 허가를 받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면서 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과 세금감면 혜택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자금 조달이 급격히 증가했다. 보조금은 2020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 10여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모든 국가가 탄소 감축 목표를 이행한다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7도가량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단순히 목표를 명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들이 정책을 실행하는 데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 2030년까지 화석연료·산림벌채↓ 대중교통↑

보고서는 정책을 재정비해 지구온도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확대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산림벌채 감축 △대중교통 활성화 △육류 소비 감축 등이 필요하다. 

우선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는 지금보다 7배 더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가동 중인 화력발전소 폐지가 시급하다. 연구진은 2030년까지 매년 약 240개의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와 함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도 중요하다. 보고서는 현재 최고치인 연간 14%의 성장률에서 24%까지 높여야 한다고 봤다. 

산림벌채는 현재도 1분마다 축구장 15개 크기의 면적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산림벌채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를 통해 10년 내에는 산림벌채가 4배 이상 감축할 것으로 봤다. 

대중교통 활용은 6배 빠르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도시에 매년 서울시 면적의 700배만한 대중교통 시스템 건설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육류 소비량이 많은 국가의 소비량 감축이 필요하다. 소나 양 등 반추 동물의 육류 소비를 일주일에 약 2인분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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