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기준선(100)을 하회하는 97.2로 전 분기 대비 소폭 둔화할 전망이다. 이는 석유제품(67.8) 수출경기가 유가하락, 환율변동, 중국의 공급과잉 심화의 영향으로 부정적으로 평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반도체(103.4)·자동차ˑ부품(102.4)·무선통신기기·부품(110.9)·선박(113.3) 등 8개 품목의 수출경기는 개선될 전망이다.

20일 한국무역협회(KITA)가 ‘2024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면 100보다 큰(작은) 값을 가진다.

수출증가율 플러스 전환과 반도체 수출 성장세로 2024년 1분기 EBSI가 올해 4/4분기 EBSI(90.2)보다 기준선에 근접하는 등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 수출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품목 중 반도체는 AI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스마트폰 등 IT제품 업황이 회복돼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환유수출 환경을 매우 부정적으로 전망해 전체 EBSI가 기준선을 하회했다. 석유 제품을 제외한 EBSI는 100.4이다.

이외에 EBSI가 기준선 이상인 품목은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122.2) △생활용품(103.1) △가전(100.0) △의료·정밀·과학기기(116.8) 등이 있으며, 이하인 품목은 △농수산물(97.1) △섬유·의복제품(92.5) △화학공업(92.6) △철강·비철금속제품(92.8) △기계류(92.5) △전기·전자제품(90.5) 등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수출상담·계약(108.3), 국제 수급(101.0), 제조 원가(100.3) 등 3개 항목의 지수가 100을 상회해, 해외 수요와 수급 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인 한국무역협회 회원사 20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은 내년 1분기 수출애로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19.6%), 수출국 경기 부진(16.9%)을 1, 2위로 꼽았다. 이는 지난 분기와 동일했으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의 비중은 하락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은 3분기 연속 수출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다.

또한 ‘중국 포함 개도국의 시장 잠식’이 전 분기 대비 1.0%p,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0.9%p 증가하는 등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의 비중이 증가해 내년에도 개도국과의 수출 경합 및 채산성 악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PMI 지수는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불안 요인으로 일시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15개월 연속 5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 또한 10월 초 일시 상승했으나 10월 3주차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수출 기업이 느끼는 원자재 가격 불안과 채산성 악화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출 기업의 장기계약, 수입선 전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할당 관세 연장, 공공 비축 확대, 수입 부가세 납부 유예 요건 완화 등 수출 기업의 채산성 개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