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요르단과 2-2 진땀 무승부
공격, 중원, 수비 모두 문제점 노출
늘어난 경고 카드에 주축 이탈 우려까지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전반 요르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전반 요르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국 축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왕좌에 오르기 위해선 큰 폭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4년 만의 정상 탈환이라는 다부진 각오로 대회에 나섰다. 클린스만호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20일 펼쳐진 요르단과 2차전에서 2-2로 간신히 비기며 무거운 숙제를 받아 들었다. 승점 1을 얻는 데 그치면서 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1승 1무로 요르단과 승점(4)이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밀리며 조 2위를 유지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조규성이 자신의 슛이 골대를 벗어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조규성이 자신의 슛이 골대를 벗어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중원·수비 모두 문제점 노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87위 요르단과 졸전을 펼쳤다. 전반 9분 만에 손흥민(32)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전반 37분 박용우(31)의 자책골로 동점이 됐고 전반 51분 역전골까지 헌납하며 1-2로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전에 총공세를 펼쳤으나 좀처럼 요르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46분 상대 자책골로 겨우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한국은 포지션별로 문제점을 노출했다. 최전방에 자리한 조규성(26)은 선발 출전해 총 69분을 소화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대회 2경기 연속 침묵을 이어갔다. 요르단전에선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면서 심각한 골 결정력 부재를 보였다. 이날 조규성은 유효 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고 공중볼 경합에서도 4차례 모두 패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한국 박용우가 자책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한국 박용우가 자책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중원에서는 박용우가 잦은 실책을 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는 수비 라인을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또한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도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역습 허용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상대 선수를 수비하다 자책골까지 기록하고 말았다. 결국 박용우는 전반전만 소화한 뒤 교체됐다. 박용우는 요르단전에서 턴오버(공 뺏김) 10회나 기록했고 지상 경합 6회 중 5회를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진에서는 김민재(28)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왼쪽 측면 수비수 이기제(33)의 경기력이 심각했다. 이기제는 김진수(32)와 함께 이번 클린스만호의 2명뿐인 왼쪽 측면 전문 수비수다. 김진수의 부상 여파로 인해 이번 대회에서 계속 선발 출전하고 있다. 이기제는 바레인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데 이어 요르단전에서도 수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 측면 공격수를 막는 데 애를 먹으면서 팀 수비 밸런스가 흔들리게 만들었다. 결국 전반 45분만 소화한 채 교체로 물러났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이 이산 하다드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살만 팔라히 주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이 이산 하다드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살만 팔라히 주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연합뉴스

◆늘어난 경고 카드에 주축 이탈 우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과 1차전에서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까지 5명이 경고 카드를 받았다. 이에 요르단전에서 ‘카드 세탁’ 기회를 노렸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뒤 바레인전에서 경고 카드를 받은 선수들이 이 경기에서 경고 카드를 한 번 더 받는 방법이다. 이후 경고 누적으로 25일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 결장하고 16강 토너먼트부터 카드 부담 없이 나설 생각이었다.

하지만 요르단과 비기면서 카드 세탁 기회는 날아갔다.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이 추격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오현규(23), 황인범(28)마저 경고 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클린스만호에서 경고 카드를 안고 있는 선수는 총 7명이 됐다. 이 중 대부분이 주축 선수라 부담은 더 커졌다.

이들 7명은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고 카드를 또 받으면 경고 누적으로 16강전에 뛰지 못한다. 아시안컵은 조별리그 1차전부터 8강까지 경고를 한 차례만 받으면 4강 이후에 경고 카드 기록이 사라진다. 하지만 8강까지 서로 다른 경기에서 경고 카드 2장이 누적되면 4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 만약 말레이시아전을 경고 없이 넘겨도 경고 카드 한 장이 있는 7명의 선수가 16강 또는 8강에서 경고 카드를 받으면 그다음 경기에 결장해야 한다.

경기력 안팎으로 클린스만호의 플랜A가 붕괴될 위기다. 클린스만호는 25일 열리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결과는 물론 약점 노출과 주축 선수 이탈에 대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