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날씨·재생에너지 확대 영향에 배출량, 전년比 8%p 줄어
"감축은 축하해야 할 일"에도 여전히 감축 속도 더뎌 
EU, 2040년까지 1990년 대비 화석연료 80% 감축 목표 추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연소한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연소한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사용한 화석연료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따뜻한 날씨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감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한 에너지 및 청정 공기 연구센터(Crea)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EU가 연소한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2022년보다 8%p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최저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줄어들던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연구에 참여한 아이작 레비(Isaac Levi) 분석가는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60대생인 부모님 세대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반면 이 기간 동안 경제가 3배나 성장했다. 이는 경제 성장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를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센터는 '평균 기온 상승'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배출량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중 배출량 감소의 절반 이상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청정 전기 사용 때문이라고 봤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수를 늘렸다. 여기에 가뭄으로 인해 수리가 필요한 댐과 원자력 발전소가 다시 가동되면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의 재생에너지 전망치를 2023년 전망치보다 12%p 상향 조정했다. 조정 원인으로 태양광 발전의 확장성을 꼽았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2028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지난 5년보다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해 532GW(기가와트)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태양광이 재생에너지의 70%가량으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2025년에는 석탄을 제치고 최대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따뜻한 날씨로 인해 전력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들었다. 연구센터는 감소세에 8% 정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밖에 가스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효율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감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분석에는 농업과 시멘트 제조 등의 화학 공정,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이런 요소들로 인해 배출량이 여전히 느리게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레비는 "8%라는 배출량 감소는 축하해야 한다"면서도 "EU가 화석연료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같은 석유 산업의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의 기후 자문가들 역시 "EU가 2030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축 속도를 상당히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럽기후변화과학자문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7개 EU 회원국은 배출량 감축을 과거 17년 동안했던 노력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줄여야 한다. 

자문위원회 측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빠르게 폐지하고, 유럽 배출 가격 책정 제도에 농업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문위원회 의장인 에덴호퍼(Ottmar Edenhofer) 교수는 "EU는 최근 몇 년간 기후 정책 프레임워크를 강화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지금은 뒤로 물러설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소속의 사라 브라운(Sarah Brown)은 "전력 부문에서 배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EU가 위험하고 값비싼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전력 공급 확대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생 에너지 배치와 에너지 효율성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EU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40년까지 기후목표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204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1990년 대비 80%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목표를 따르면서 전력의 90%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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