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탈리아·해안지역 피해 가장 커..."베네치아 GDP 20.84% 감소" 
알프스 빙하 최소 34% 최대 65% 사라져...연구진 "낙관적 전망치"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꾸준히 배출할 경우 유럽에서만 1200조가량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알프스산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표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해 해수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럽 인구의 절반가량이 해안가에 거주하고 있어서 경제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유럽 국내총생산(GDP) 변화. / 논문 '기후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유럽 지역의 경제적 피해 분포' 갈무리.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유럽 국내총생산(GDP) 변화. / 논문 '기후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유럽 지역의 경제적 피해 분포' 갈무리. 

◆ 이대로라면 이탈리아 GDP, 4.43% 감소..."경제적 손실, 1000조원 이상 전망"  

네덜란드 델프트대학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유럽연합(EU) 및 영국 등 271지역을 대상으로 해안 지역에 추가적 보호조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 손실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게재했다. 

'기후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유럽 지역의 경제적 피해 분포(Distribution of economic damages due to climate-driven sea-level rise across European regions and sectors)' 논문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의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규모는 세기 말까지 8718억유로(약 1269조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손실로 인해 유럽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약 1.26%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가, 지역별로는 해안지역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경우 2100년까지 GDP가 4.43%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있는 이탈리아 베네토주의 GDP는 20.8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밖에 △폴란드 자호드니오포모르스키에주(12.1%)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10.16%) 등도 감소세일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와 그리스 등도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해안 지역에 분포했다. 

반면 이탈리아 남부 내륙 지방인 바질리카타주는 2.36%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내륙 국가들도 GDP는 증가할 것으로 봤다. 

현재 EU 및 영국 인구의 44%가량(약 2억명)이 해안선에서 5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홍수와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이들의 주거지가 사라지는 등 심각한 경제적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함께 경제적 비용도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는 공공서비스와 산업 부문에 심각한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유럽 국제 무역량의 75%가량이 해상 경로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이들이 위험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유럽이 북미 지역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라며, 비유럽지역보다 피해 규모가 작다고 봤다. 향후 북미 및 타 지역의 분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34%가량이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34%가량이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이미 늦어"...알프스 빙하 최대 65% 사라질도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에 실린 스위스 로잔대학교의 새뮤얼 쿡 박사팀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지금 당장 멈추더라도 알프스 빙하가 2050년 최소 3분의 1가량이 사라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2000~2022년 기후 및 빙하 데이터를 딥러닝 기반의 AI(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적용해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변화를 살펴봤다. 기간별로 나눠 △온난화가 현재(2022년) 멈췄을 경우 △2000~2022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0~2022년 추세가 지속될 경우 등을 가정해 결과를 예측했다. 

그 결과 온난화가 당장 멈췄을 경우에도 빙하는 계속 녹아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2050년까지 알프스 빙하의 34%가량이 감소한다. 2000~2022년 추세에서는 빙하의 46%가, 2010~2022년 추세에는 빙하의 65%가 녹아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빙하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은 거주 주민, 사회기반시설, 수자원 보유량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확한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연구 결과는 낙관적 예측이라고 봤다. 2022년까지 데이터만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빙하가 더 많이 녹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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