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신지아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박종민 기자

[강릉=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믹스트존이 웃음바다가 됐다.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차세대 간판 신지아(16·영동중)의 재치 덕분이다.

신지아는 1월 3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후 믹스트존에서 10대 소녀 특유의 발랄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웜업 전 김연아 언니가 오셨는지 찾아봤다. 관중석에 사람들이 많아서 (연아 언니를) 찾지는 못했다. 와주셨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었는데 아마 경기 전에 봤다면 더 큰 기운을 받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경 쓰이니깐) 가족들은 찾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여 취재진을 웃게 했다.

신지아의 롤모델인 김연아는 이날 기자석 뒤편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김재열 IOC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겸 IOC 윤리위원장, 가수 싸이 등과 함께 앉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신지아는 이날 기술점수(TES) 63.45점, 예술점수(PCS) 61.90점으로 합계 125.3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66.48점을 더한 최종 총점 191.83점으로 ‘라이벌’ 시마다 마오(196.99점·일본)에 뒤져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놓쳐 아쉬울 법도 했지만 신지아의 표정은 꽤 밝았다.

진지한 표정의 신지아. /박종민 기자
진지한 표정의 신지아. /박종민 기자

물론 보완해야 할 점과 관련해선 사뭇 진지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첫 번째 연기 과제인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뛴 후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점프를 모두 무리 없이 마쳤지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회전수 문제로 0점을 받은 것이다. 이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소화했지만, 한 번의 실수는 금메달을 놓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보완해야 할 점을 묻자 고개를 숙이고 곰곰이 생각하던 신지아는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다. 스핀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죽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선수 생활에 큰 자양분이 될 것 같다"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신지아에게 이번 대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6년 전인 2018년 2월 그는 강릉아이스아레나 관중석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를 지켜봤다. 당시엔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봤지만, 이번에는 선수로 빙판 위에 서 관중을 바라봤다. 신지아는 “(6년 전 앉아 있던) 관중석에서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더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감격했다.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는 신지아. /박종민 기자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는 신지아.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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