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당기순익 2조 5167억원…전년 比 19.89%↓
증권사 M&A "구체적 결정된 바 없어"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원 클럽 입성에 실패했고, 그룹 숙원 사업인 증권사 M&A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한스경제 DB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원 클럽 입성에 실패했고, 그룹 숙원 사업인 증권사 M&A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해 3월, 야심 차게 출항한 우리금융 임종룡호(號)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 반영으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역성장하며 3조원 클럽 가입에 실패했으며 그룹의 숙원 사업인 M&A 역시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난해 대규모 횡령을 비롯해 이상 해외송금, 펀드 불완전판매 등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우리금융은 수장교체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출항 2년 차를 맞이한 임종룡호는 '분명한 성과'가 필요한 2024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임 회장 취임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에 있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 5386억원으로 2022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이어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4383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 내려갔으며, 2023년 연간 당기순이익 역시 2조 5167억원으로 2022년 연간 실적보다 무려 19.89% 하락했다.

분명 아쉬운 결과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2년 역대 최대 실적(3조 1417억원)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3조원 클럽'에 입성했으나, 1년 만에 다시 2조대로 내려오게 됐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3조 4516억원)과 비교해 약 1조원 가까이 낮은 실적이다. 

금융권은 다사다난한 2023년을 보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급증했다. 이에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융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며 적지 않은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대손충당금 등을 역대급으로 쌓았다. 

우리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적 못지 않게 임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천명했던 M&A 진행도 지지부진하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출범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이에 손태승 전 회장 시절부터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임종룡 현 회장도 취임 당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적 발표에 앞서 업계 안팎에서 '포스증권 인수' 이야기가 돌았으나 아직까지 공식화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M&A 원칙은 적정 자본 비율 내 건전 경영 및 주주이익 극대화, ROE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이며 그룹 시너지 및 기업 금융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증권 진출을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증권도 그 중 하나이다"면서 "현재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M&A 우선순위는 증권사이며, 이후 시장에 적정한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보험사 M&A도 검토할 계획이다.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곳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크지 않는 매물에 대해서는 가급적 후보군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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