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니 진출 후 기업금융 집중…리테일 전문은행 소다라은행 합병
우리소다라은행, 현지 진출 국내 은행 중 당기순익 1위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우량 리테일은행 M&A와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진출 국내은행 실적 1위를 유지하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우량 리테일은행 M&A와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진출 국내은행 실적 1위를 유지하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은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이 중 인도네시아는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3억명에 육박하는 거대 인구를 지녔으며 아직까지 금융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은 현지 은행의 인수 및 협업 등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올해 주요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소개할 예정이며, 그 네 번째로 우리은행이 집중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현황 및 성과, 그리고 계획 등을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우량 리테일은행의 M&A와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진출 국내 은행 중 실적 1위를 유지하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제2의 마더마켓(Mother Market)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 진출, 현지 국가 상황에 맞게 자체적 성장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 해외 법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우리은행 11개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은 총 1843억 300만원이다. 이 중 우리소다라은행이 474억 12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시현했으며 이어 베트남우리은행(430억 7300만원), 중국우리은행 (322억 1400만원), 우리아메리카은행(269억 5500만원),  캄보디아 우리은행(235억 33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소다라은해의 당기순이익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주요 시중 은행 해외법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우리소다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달성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PT Bank KEB Hana)의 282억 8400만원과 비교해 약 200억원이 많은 수준이다. 반면 신한인도네시아은행(-40억 5500만원)과 KB부코핀은행(-957억 5300만원)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현지 우량 리테일은행의 M&A와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지난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 영업을 해왔던 우리은행법인은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했다. 

기업금융으로 기반을 갖춘 이후 현지 리테일 은행을 인수함으로써, 현지화와 대형화로 도약한 것이다. 특히 기업금융보다 개인 연금대출에 강점이 있는 소다라은행을 인수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에서 연금대출은 안정성이 높은 양질의 자산으로 전체 개인대출의 80%에 달한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전체 대출자산 중 연금대출 비중이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군인연금대출 부문에서는 15개 취급 은행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소다라은행이 33억달러의 자산를 운영하면서도 연체율 1.75%의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 같은 양질의 자산구성이 영향을 끼쳤다. 

우리소다라은행 현황. /우리은헹 제공
우리소다라은행 현황. /우리은헹 제공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업여신 비중을 50%가 넘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 외국계일수록 기업금융 의존도가 클 경우, 시스템 리스크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리테일금융과 기업금융을 조화하는 전략으로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기업과 한국계 기업의 자산비중을 50:50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국가별 쏠림이 없는 자산비중 덕분에 신용리스크와 평판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해외 진출 국내 은행의 한국계 지상사에 대한 자산비중이 높은 것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더불어 2대 주주인 현지 메드코그룹과의 긴밀한 파트너십도 우리소다라은행의 시장 안착을 도왔다. 메드코그룹은 소다라은행의 이전 주인으로 2022년 기준 총자산 69억달러, 매출액 23억달러, 임직원 8000여 명의 인도네시아 재계 10위 에너지 주력 기업이다. 메드코그룹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소속 기업과 임직원의 대출 협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문 등을 통해 현지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수마트라섬에 160번째 지점인 페칸바루지점을 개설해 2023년 10월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160개 지점, 임직원 1660명(본국직원 9명, 현지직원 1651명), 고객수 93만명을 보유한 한국계 1위, 전체 20위권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우리소다라은행는 향후 10년 내에 '현지 톱(Top10) 은행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세인 자동차할부금융 진출, 기업금융전문인력 강화, 대출전용 앱(App) 운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증권·보험업에 진출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젊은 인구층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잠재력이 큰 국가다”면서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로 우리소다라은행을 인도네시아 한국계 대표 은행을 넘어 '현지 톱(Top) 10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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