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첫 심문기일, 보조참가인 등장으로 설 연휴 이후로 조정
케일럼엠, 가처분 소송 막대한 변수 등극…인용 가능성↑
(왼쪽부터)OCI그룹, 한미그룹 전경. /각 회사 제공
(왼쪽부터)OCI그룹, 한미그룹 전경. /각 회사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 한미약품그룹과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 간 통합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결구도는 한미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씨 VS 모친 송영숙·장녀 임주현 씨입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수원지방법원에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저지하기 위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죠.

그런데 이번 가처분 소송 관련 첫 심문기일이 보조참가인의 등장으로 7일에서 설 연휴 이후인 21일로 조정됐습니다.

보조참가인으로 이름을 올린 케일럼엠은 항공기 대여, 전기차 충전시스템 설치와 충전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는 회사로, 제약이나 화학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케일럼엠이 보조참가인으로 등장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케일럼엠이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라는 주장입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행할 경우, 케일럼엠은 주주로서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케일럼엠이 형제 편에 서서 소송에 참전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케일럼엠은 한미약품의 최대 주주는 아닙니다. 그러나 법원이 케일럼엠을 ‘보조참가’로 받아들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그룹 상장사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케일럼엠 대표와 한미그룹 형제가 막역한 사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재계에선 이들이 음악을 매개로 친분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작곡 석사과정을 밟았으며 귀국 후에는 '로맨틱쏘울오케스트라'라는 밴드의 리더로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보조참가인으로 이름을 올린 케일럼엠은 태화그룹의 장녀 최연지 씨가 대표로 있는 케일럼의 자회사였으나, 지난해 말 매각됐습니다. 이에 소송 보조참가인에 '케일럼엠 대표 최연지'로 이름이 올랐다가, 현재는 케일럼엠 사내이사 최승환으로 변경됐습니다.

현재 '케일럼엠의 참전'은 가처분 소송의 막대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법원이 보조참가로 승인한 만큼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도 보다 커졌다는 게 사법계 중론입니다.

형제가 모녀 주도의 통합에 맞서며 제기한 이번 소송에 새로운 공동소송적 보조참고인이 등장하면서 결과가 어떻게 판가름 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법원 판결에 따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를 대비해 형제는 주주총회 표 대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때 결과의 향방을 가를 인물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11.5%를 보유한 아버지 임성기 창업주의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입니다.

현재 송영숙 회장(11.66%)·임주현 사장(10.20%) 모녀와 임종윤 사장(9.91%)·임종훈 사장(10.56%) 형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각각 21.86%와 20.47%입니다.

임종윤 사장은 현재 주주총회 표 대결에 대비해 신 회장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임종윤 사장에게 힘을 보태면 그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보다 우위에 서게 됩니다. 이대로 진행되면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작업에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에 따라 송영숙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가현문화재단(4.9%)이나 임성기재단(3%) 등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하는 한편, 기타 특수관계자(6.1)와 국민연금공단(7.38%), 소액주주 등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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