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판부, 주총 전 가처분 인용 여부 결정
한미 "주주께 죄송…미래가치 제고에 최선 다할 것"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한미그룹과 소재·에너지 기업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해 법원에 제출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결과가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한미그룹과 임종윤·종훈 형제 등 양측 변호인단은 지난 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심문에서 물러섬 없는 공방을 펼쳤다.

한미그룹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결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변호인 측이 주장한 ▲고(故)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형제의 한미그룹에 대한 경영권 배제 ▲ 재원 확보 긴급성 타당 여부 ▲ OCI그룹과의 시너지 불확실 등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한미그룹 변호인 측은 창업주 타계 후 경영권 분쟁이 있다고 할 정도로 가족 갈등이 심하지 않았고, 연구개발(R&D) 투자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은 추가 폭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OCI그룹과 통합은 적절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형제 측 변호인단은 "합병이 이뤄진다면 지주회사였던 한미사이언스의 위상이 OCI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 추락하게 된다"며 "한미는 이미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 수혈이 시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일반 주주를 배제한 의사 결정이"라고 지적하면서 "한미그룹은 계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만 7조원이 넘는 기업인데 이사회 멤버 단 4명의 결의만으로 (제약바이오) 비전문 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경영권 지키기에 급급할 뿐, 회사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기업가치 제고 복안에 형제 측 변호인단은 "오랜 기간 경영권에서 배제돼 있었기 때문에 대안에 대한 논의조차 못했다"고 했다. 

회사와 업계 안팎에서는 임종윤·종훈 형제에 대해 통합부터 막고 보자는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재판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번 통합으로 경영권을 빼앗기게 됐다고 주장하면서도, 대안 제시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애초에 경영권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빠져나간 모습도 의아할 뿐"이라며 "정작 (미래가치 제고) 대안 제시도 없이 신주발행부터 막자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심문 절차를 통해 한미그룹의 미래가치와 그룹 발전에 대해 주주들이 잘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한미를 지켜야 한다는 큰 목표 아래 진행된 이번 통합 과정에서 주주들께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드려 송구할 따름”이라며 “반드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모든 주주 분들에게 이익이 되는 회사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양측의 주요 쟁점은 충분히 다룬 것 같다며 제3자 배정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 심문을 종결했다. 양측이 오는 13일까지 필요하다면 주장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가처분 인용 여부는 이달 말 예정된 한미그룹의 주주총회 전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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