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바이엘·AZ,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룡으로 성장
2018년 전체 M&A 중 제약바이오+이종 '67%'
OCI, 한미약품 CI. /각사 제공
OCI, 한미약품 CI. /각사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 ‘한미그룹’과 신재생에너지·첨단소재 전문 기업 ‘OCI그룹’ 간 통합으로 이종(異種) 산업 간 M&A(인수합병)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를 대표하는 톱티어 업체로는 ‘바이엘’과 ‘아스트라제네카(AZ)’를 꼽을 수 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M&A로 본 제약·바이오 산업’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산업과 이종 산업 간 M&A는 966건으로 전체 M&A 중 67.2%의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는 과거부터 꾸준하게 이종 산업 간 결합이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엘은 시너지를 거듭하며 글로벌 탑티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2년 매출 443억 5100만달러(약 58조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제네카(Zeneca)와 아스트라AB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제네카는 1926년 영국 4개 화학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ICI(Imperial Chemical Industries)가 모태다. ICI는 식품 성분과 특수 폴리머, 전자 재료 등 일반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의약품 및 특수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었다. 1993년 생명과학/제약부문 사업을 분할해 ‘제네카’를 만들었고, 이후 사업 고도화와 확장을 원하던 중 1998년 스웨덴 제약사 아스트라AB와 통합했다. 합병 전 양사의 매출(1997년)은 제네카 85억 7000만달러(11조원), 아스트라 56억 8000만달러(7조원)였다.

올해 설립 161년을 맞는 독일의 화학·바이오 기업 바이엘(Bayer)은 석유·화학으로 출발, 2022년 기준으로 83개국 354개의 연결회사를 보유한 ‘제약바이오 공룡’이다. 2018년 회사 매출보다 큰돈을 투자하며 세계 최대 종자회사 몬산토와 통합했다. 2020년에는 애스크바이오를 인수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진출했다. 2022년 바이엘의 매출은 507억 3900만유로(약 73조원)에 수준이며, 이 가운데 R&D(연구개발) 비용으로 약 13%인 65억 7200만유로(약 9조원)를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의 종합화학 기업 아사히카세이는 자사 핵산 발효 기술이 향후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을 결정했다. 이에 2022년 미국의 차세대 항체 치료제 생산 기업인 ‘바이오노바 사이언티픽’과 통합,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독일 바커케미칼(Wacker Chemie AG)은 1914년 설립 후 아세톤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1950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실리콘을 생산했고, 1980년대부터 바이오솔루션에도 진출했다. 이어 2005년 본격적 성장을 위해 독일 기업 프로테라와 결합해 사명을 ‘바커 바이오텍’으로 변경했다. 

바커의 100% 자회사인 바커 바이오텍은 2016년 스페인 리온 공장을 확보하고, 2018년에는 네덜란드 제약용 단백질 생산 업체 싱코바이오파트너스와 통합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바커는 현재 독일 뮌헨에 ‘바커 생명공학 센터’를 건설하는 등 생명공학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경영의 롤모델은 바이엘이다. 이우현 OCI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 탑티어 기업으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의 길을 따라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양사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OCI그룹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금창출능력, 한미그룹의 신약개발 경쟁력 등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OCI그룹의 국내 재계 순위 30위권이다. 지주회사인 OCI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 6500억원, 사업회사 OCI 포함 결합 매출은 약 4조 6750억원이다. 또한 2018년 부광약품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시작으로 2022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제약바이오 분야로 본격 진출했다.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1조 2500억원, 주력 계열사 한미약품까지 포함하면 약 2조 870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빅파마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풍부한 R&D 자금과 고급인재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OCI그룹과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는 정보기술(IT) 분야뿐 아니라 화학과 소재, 가전, 에너지, 식품 등 모든 산업과 융합할 수 있다”면서 “이에 많은 기업들이 활발한 산업간 융합, 결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CI와 한미약품의 통합 경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이종 산업 간 통합 시도는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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