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됐을 때부터 논란이 일었다. 4년간 구축해 둔 감독 선임 프로세스가 모두 무너지고 최고 결정권자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의중에 의해 결정됐다. 1년의 세월이 지나고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정몽규 회장의 결정에서 비롯됐다.

축구협회는 지난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체계적인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당시 현재 말레이시아를 이끄는 김판곤 감독이 사실상 전력강화위원장인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으로서 이루어놓은 성과다. 벤투 감독을 시작으로 김판곤 감독이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축구협회가 선임한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은 모두 체계적인 검토와 지도자의 비전, 한국 축구에 영향 등을 검토해서 이루어졌다.

이후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로 떠났고, 해당 위원회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일부 전력강화위원들이 배제되고 결과를 통보받는 식이었다. 정몽규 회장이 주도적으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나섰다는 뒷말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화려한 선수 경력과 달리 지도자로서 능력과 자질에 의문이 남는 인물이다. 그래도 선수로서의 뛰어난 경험,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 일원으로 활동한 점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다.

하지만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그대로였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공들여온 능동적인 축구가 사라졌다. 불안한 모습은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경기력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친 뒤 웃으면서 더 나은 다음을 기약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론은 참을 만큼 참다 폭발했다. 1년 동안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운영됐으나 얻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졸전 끝 4강 탈락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만, 정몽규 회장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은 정몽규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 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능력이 없는 지도자를 한국 축구 최상위 팀 사령탑 자리에 앉게 결정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3년 5개월의 장기 계약을 결정한 것도 정몽규 회장이다. 잘못된 결정으로 한국 축구는 퇴보했고 장기 로드맵도 사라졌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된 결정에 고개 숙이고 자신의 직을 걸어서라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든, 클린스만 감독 체제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든 한국 축구에 이로운 방향이 가도록 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2류로 전락한다.

김성진 스포츠부 부장
김성진 스포츠부 부장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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