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영권 매각 없는데 프리미엄?”
“10여년간 경영 무관심”
“다중채무 해소 위해 통합 이용”
임종윤 코리그룹 사장(왼쪽)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한미약품 제공
임종윤 코리그룹 사장(왼쪽)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이번 통합의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다.”

한미그룹은 임종윤 코리그룹 사장 측이 19일 오전 언론에 배포한 ‘한미사이언스, 사라진 경영권 프리미엄’ 보도자료와 관련해 이 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임종윤 사장은 이날 한미그룹과 OCI그룹이 계획대로 통합하게 된다면,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게 된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양사 계약을 보면 OCI그룹의 지주사 OCI홀딩스는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한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등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즉,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송영숙 회장·임주현 실장은 OCI홀딩스 최대주주가 된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한미약품와 OCI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한미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며 ”한미사이언스의 유증신주발행가액은 3만7300원, 송영숙 회장의 지분 매도 가격은 3만 7000원으로 지난달 11일 종가인 3만 7300원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힌 매수자도 있었던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과 임주현 사장의 OCI 대주주 신분 보장을 바꿔치기 한 셈“이라며 “기관과 4만여 주주의 권익도 무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울회계법인이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시스템에 공시된 100억원 이상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양수도 사례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율 평균이 239.2%라고 주장했다. 

경영권 프리미엄 관련 근거로는 2022년 GC녹십자그룹-바이오센트릭 ‘1418.23%’ ▲OCI-부광약품 ‘60%’ ▲대원제약-극동에이치팜 ‘362.4%’ ▲CJ제일제당-천랩 ‘381.6%’ 등의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임종윤 사장 측이 주장하는 프리미엄율과 한미그룹-OCI그룹 간 통합은 결이 다르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두 그룹 간 통합은 일방적 인수합병이 아닌,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그룹의 통합 지주사는 OCI홀딩스가 되지만,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인 송영숙 회장·임주현 실장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재생에너지·화학 부문과 제약바이오 부문을 잇는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맞는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가 왜 소액주주의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인가”라며 “논리적인 모순에 빠져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딜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크게 올랐다”면서 “통합 이후 양사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본인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려고 했던 취지였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그렇다면 회사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명분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흔들림 없이 이번 양 그룹 통합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자기부정을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진행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 소송을 진행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오는 21일 심문기일을 연다.

형제는 두 그룹의 통합 결정이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실장)의 상속세 납부 등 개인의 사익편취를 위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을 위해 최근 주주제안권도 행사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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