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영국 청소년 55%는 30대 삶에 부정적..."기후·돈·일자리" 때문
국내 청소년도 기후위기 걱정...80%는 자신에 영향 우려
伊·佛 등 선진국, 10대 대상 기후변화 교육 의무 시작
10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부모세대보다 더 힘든 삶을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부모세대보다 더 힘든 삶을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10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자신들의 미래가 어두워졌다고 우려했다. 특히 앞으로 삶은 부모 세대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들은 이런 불안감을 낮추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아동 자선단체인 버나도(Barnardo)는 영국 10대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30대의 삶을 상상해보라'는 질문에 응답자 55%는 자신의 삶이 이전 세대보다 더 나쁘다고 답했다. 그밖에 34%는 다음 세대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9%는 자신의 미래에는 '절망적이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영국 14~17세 청소년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자신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 △기후위기 △일자리 △돈 등이 포함됐다. 특히 환경 문제를 비롯해 코로나19, 생활비 등의 문제가 자신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버나도 CEO인 린 페리(Lynn Perry)는 "아이들이 부모들보다 자신들의 삶이 더 힘들 것이라고 믿는 것은 사회적 계약이 깨졌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가 실패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신호"라며 "어른들의 임무는 아이들을 위해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더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문에 참여한 10대 A씨는 "요즘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사학위를 가진 간호사 어머니도 힘들어 하고 있다"며 "나는 그보다 똑똑하지 못하다. 그러니 내 인생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어린이의 △정신 건강 △온라인 착취 위험 등이 증가하는 등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부정적인 보도들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국내 청소년 역시 기후위기에 대한 걱정이 컸다.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의 '2022 아동·청소년 및 성인 대상 기후위기 대중 인식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92.9%가 기후위기의 의미를 인지했다. 특히 79.9%는 기후위기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조사 대비 6%p가량 상승한 수치다.

다만 기후위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다. 전체 51.9%가량은 기후위기의 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대상에 대한 질문에는 '경제적 취약계층'을 1순위로 꼽았다. 사회적 취약계층(노인, 장애인, 여성 등)과 아동·청소년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전체 86%는 '기후위기 대응에 아동·청소년이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찬성 이유로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기 때문' '아동·청소년이 대처 능력을 높이고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 등을 꼽았다.

그러나 실제 아동·청소년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대한 참여도는 낮았다. 전체 24.2%만이 참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심은 있으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 관련 정보의 부족(46%)'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페리는 "환경 문제부터 악화되는 불평등, 건강 문제, 주택 시장 등 통제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소식을 끊임없이 접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미래에 대해 기대하는 대신 미래를 두려워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선진국들은 심각성을 인지, 환경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 공립학교에서 기후변화 교육을 의무화했다. 지난 2020년 가을학기부터 교육 의무과정에 기후변화를 포함했다.

프랑스는 교육당국이 2022년 5대 우선과제에 '생태전환'을 포함했다. 그 일환으로 중학생들은 올해부터 기후자격증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반면 한국은 최근에서야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지난해 6월부터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환경교육법)이 시행됐다. 이에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는 환경 교육이 의무화됐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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