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연재해에...주택보험 신규 가입 중단에 파산까지 
처브 등 대형 보험사, LNG 프로젝트 참여 
'탄소배출량 절반'인 LNG...메탄 배출량은 높아
지난 6월 캐나다 퀘벡주 미스티시니 인근 지역을 조사하는 캐나다군 헬리콥터에서 바라본 산불. / 연합뉴스
지난 6월 캐나다 퀘벡주 미스티시니 인근 지역을 조사하는 캐나다군 헬리콥터에서 바라본 산불.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후위기 가속화로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토로하던 보험사들이 화석연료 관련 산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내세운 기후위기 대응책과는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처브와 AIG, 하트포드 등이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거나 건설을 시작한 LNG 터미널은 총 7개다. 

최근 몇년간 보험사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나 홍수, 폭우 등이 잦아짐에 따라 일부 지역을 떠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 독일 뮤닉리(Munich Re)는 지난해 재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총 2500억달러(약 332조9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만 지난해 자연재해로 발생한 보험 손실은 500억달러(약 66조5900억원)로 집계됐다. 그밖에 유럽에서는 지난해 7~8월 이탈리아 북부를 비롯한 다수 지역에 지름이 최대 7.5인치가량의 대형 우박이 쏟아졌다. 당시 보험 손실은 80억달러(약 10조6600억원)를 기록했다.

스위스재보험에 따르면 1992년 전세계 보험손실액은 500억달러였는데, 2022년에는 1252억달러(약 166조6800억원)로 약 2.5배 증가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자연재해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 청구액이 5년 동안 3배가량이 늘어났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보험사가 지급한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은 1조255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지급액 3947억원(지급건수 9만2537건)에서 2022년 지급액은 1조2556억원으로, 3.2배가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급건수 역시 4.3배(39만6315건) 늘었다.

이로 인해 재보험 인수가 거부되거나 보험 지급금이 급격히 늘면서 기업들이 파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보험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쳐브와 AIG를 비롯해 스테이트팜(State Farm), 올스테이트(Allstate) 등은 주택보험의 신규 계약 체결을 중단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허리케인 피해 여파로 12개 보험사가 문을 닫았다.

이처럼 자연재해로 막대한 보험 손실을 보면서도 보험사들은 신규 LNG 투자 지원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LNG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연소시 기존에 사용하던 연료보다 탄소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소 대신 메탄 배출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81배가량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연료의 최종 연소를 포함해 세계의 기존 LNG 공급망이 미치는 단기 기후 영향은 연간 약 15억tCO2e(이산화탄소 환산량)이다. 이는 세계 오염원 5위인 일본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처브는 자사 웹사이트에 기후 목표를 명시해 놨다. 이들은 "파리기후협약에 명시된 목표와 유엔이 정량적으로 지원하는 과학적 기반 표준 방법론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설정한 기후 목표와 달리 처브 및 자회사들은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 가운데 4곳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해명을 요청했지만 처브는 거부했다. 

AIG도 웹사이트에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인수 및 투자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트포드 역시 웹사이트에  21세기 중반까지 모든 사업과 운영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AIG와 하트포드도 마찬가지로 답변을 거부했다. 

 

정라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