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출판계 첫 만남에 출협 불참…출판 관련 정부예산 삭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출판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출판과 관련된 모든 분 만나 결판 내겠다"며 주재한 출판업계 간담회에 출판계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불참했다. 

지난 14일 열린 간담회는 유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출판계를 만나는 자리이나 출협은 정부가 지난 1월 협의 없이 웹툰·웹소설에 대한 도서정가제 적용 제외를 추진한다는 개선안을 발표했다며 보이콧했다.

출판협회 관계자는 "현 도서정가제를 개정해야 하는 사안을 출판계 단체들과 제대로 얘기해보지도 않고 먼저 발표한 것이 유감스럽다"며 "이 외에도 최근 출판 관련 정책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불만을 전했다.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 국가보조금 정산을 둘러싸고 문체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문체부는 박보균 전 장관 재임 당시 출판협회가 주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이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철호 출협 회장과 주일우 대표를 서울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출협의 불참에 유 장관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출판인회의, 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등 출판 관련 단체장들과 한국출판진흥원, 저작권보호원 등 공공기관이 참석해 ▷불법복제 확산에 따른 도서 저작권 보호 강화 ▷세종도서 사업 개편 ▷도서 해외수출사업 개편 ▷독서 진흥 등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지속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려 인식개선에 힘쓰겠다“며 연간 우수도서 900종을 선정하는 세종도서 사업에 대해서는 ”내년은 더 충분한 예산으로 정말 우수한 도서라면 모두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출판을 문화의 범주에 넣어 산업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문체부의 출판 산업 지원 관련 정부 예산은 429억원으로 지난해(473억원)에 비해 45억원 감소됐다. 

특히 독서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 독서문화증진 부문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대신 출판 국제교류·해외진출 예산을 전년 대비 14.7% 증액했다. 문체부는 “한국출판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오랫동안 출판사들의 해외 교류 사업을 주도해 온 출협과의 갈등이 남아있다. 올 들어 문체부는 출협에 대한 예산 지원을 전면 중지시켰고, 최근 ‘K북 해외 시장 진출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사전에 출판계와 대화하지 않았다.

간담회서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K콘텐츠의 다음 주자는 K북이 될 것이며, 지금이 K북 지원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K북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중소출판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최소 내년까지는 공공기관인 출진원이 주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로 인해 출판계 현장에 피해가 가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향후 출판단체, 도서 저작권 수출 에이전시, 한국문학번역원, 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해외진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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