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린가드, 이적 후 K리그1 3경기 연속 출전
김기동 감독 "린가드, 말은 청산유수… 말이 행동으로 나오지 않으면 소용 없어"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상암=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김기동(53) FC서울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올겨울 전격 영입한 제시 린가드(32)의 태도가 문제였다.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린가드는 후반 12분 교체로 운동장을 밟으며 K리그1 개막 후 3경기에 내리 출전했다.

린가드는 후반 40분과 46분 강상우(31)와 기성용(35)에게 완벽한 패스를 내줬으나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하며 공격포인트 적립에 실패했다. 이어 후반 47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제주 자책골을 유도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득점이 무효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린가드는 활약과 별개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몸싸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점인 많은 활동량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김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김 감독은 3라운드 제주전 종료 후 “린가드를 다시 빼야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다 같이 보지 않았나. 교체로 투입돼 경기를 몇 분 뛰지 않은 선수가 설렁설렁 뛰고 몸싸움도 안했다”며 “90분을 전부 뛴 선수보다 못 뛴다면 난 축구 선수로 보지 않는다. 이름값으로 축구하려면 은퇴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더 낫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바로 교체했을 것”이라며 “린가드에게 정확하게 전할 것이다. 말은 청산유수다. 하지만 말이 행동으로 나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런 부분도 습관으로 바꿔서 팀에 녹아들 수 있게 하겠다”고 힘주었다.

구단 안팎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김 감독은 린가드의 경기 투입을 최대한 배려했다. 성급한 투입은 실망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1라운드 광주FC 원정 경기 당시 김 감독은 “넣지 않고 싶다. 지금 상황에선 경기에 나서도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을 만큼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린가드가 먼저 동행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개막전에 동행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본인이 경기를 뛰지 못하더라도 K리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자청했다”고 밝혔다. 축구가 절실한 린가드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린가드는 서울 합류 후 팀 분위기를 익히려 부단히 애를 썼다. 서울의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기간에는 린가드의 인스타그램에 서울 선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린가드는 설 명절과 겹친 전지훈련 기간에 직접 윷놀이하고, 경기 종료 후에는 인스타그램에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친숙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 린가드는 0-0 무승부로 끝난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종료 후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하고 팬들을 위해 하루빨리 승점 3을 선물해야 한다. 결국 우리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청산유수”라고 얘기한 것처럼 그는 멋진 말로 팬심을 휘어잡았다. 그가 정말 절실하다면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래야 김 감독을 포함한 모두가 진심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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