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FC서울 3라운드 제주전에서 2-0 완승… 올 시즌 첫 승
김기동 감독, 린가드 질책 “90분을 전부 뛴 선수보다 못 뛴다면, 난 축구 선수로 안 봐"
FC서울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상암=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이름값으로 축구하려면 은퇴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더 낫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이 드디어 웃었다.

서울은 16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서울의 올 시즌 첫 승리였다. 서울은 1라운드 광주FC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후 5만1670명이 운집한 2라운드 홈 개막전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0-0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움을 남겼다. 2라운드 인천 전 종료 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종료 휘슬이 불리자 야유를 보냈던 만큼, 서울은 승리가 절실했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서울 감독은 “세 경기 만에 승리했다”며 “참 길었던 시간인 것 같다”며 안도했다. 이어 “2라운드 종료 후 얘기했지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서울은 최준이 처음 선발로 나선 데 이어, 류재문과 레빈 술라카도 데뷔전을 치렀다. 김 감독은 “최준이 활동량이 많고, 빠르다 보니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면서 상대를 공략했다. 수비도 잘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류재문도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고 얘기했다”며 “이적 후 첫 경기였다. 전반부터 좌우로 공을 잘 뿌려줬다. 3선에서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 감독은 술라카에게도 칭찬을 보냈다. 그는 “경험이 많고 빌드업이 좋은 선수”라며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가 좋았다. 앞선 2경기를 국내 선수들이 뛰면서 불안했던 패스가 오늘은 잘 나갔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 감독은 가장 주목을 받는 제시 린가드에겐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오늘 교체 카드를 3장밖에 쓰지 않았다. 린가드를 다시 빼야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태도의 문제였다. 

김 감독은 “경기를 다 같이 보지 않았나. 교체로 투입돼 경기를 몇 분 뛰지 않은 선수가 설렁설렁 뛰고, 몸싸움도 안했다”며 “90분을 전부 뛴 선수보다 못 뛴다면, 난 축구 선수로 보지 않는다. 이름값으로 축구하려면 은퇴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더 낫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바로 교체했을 것”이라며 “린가드에게 정확하게 전할 것이다. 말은 청산유수다. 하지만 말이 행동으로 나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런 부분도 습관으로 바꿔서 팀에 녹아들 수 있게 하겠다”고 힘주었다.

지난 2라운도 종료 후 야유가 나온 것과 달리 이번 경기 끝은 환호로 가득 찼다. 김 감독은 “감독은 결과를 보이는 자리”라며 “앞으로 팬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지지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정말 재밌는 경기를 했을 때, 조금 더 환호를 보내줬으면 좋겠다. 한 경기 일희일비하지 않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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