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쌍용차가 9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할 전망이다. 처참한 위기 속에서도 한 계단씩 쌓아온 십년지대계가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쌍용차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2020년께 글로벌 시장에서도 명실상부한 'SUV 명가'로 다시 태어난다는 전략이다.

▲ 티볼리는 작년 벨기에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제공

업계에 따르면 작년 쌍용차 영업이익은 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2007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분기별로는 2015년 4분기부터 연속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판매량은 15만5,844대. 2002년 이후 최대 실적이자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쌍용차는 근 20년 간 온갖 악재에 시달려왔다. 우선 1998년 대우자동차에 인수됐지만 이듬해 대우그룹이 해산하면서 법정관리를 겪었다. 2002년에는 역대 최대 실적인 16만10대를 팔면서 선전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돼 기술력만 뺏기고 2008년 다시 쫓겨났다. 2009년에는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하면서 발생한 노사갈등으로 회사 기반까지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핵심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임직원들의 노력과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쌍용차는 위기에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수준 높은 SUV 출시에 힘을 쏟았다. 2005년 단종했던 코란도를 2011년 코란도C로 부활시키고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를 출시한 것도 이런 노력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티볼리는 쌍용차가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준 키워드다. 작년 티볼리는 쌍용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인 8만5,821대를 판매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이미 독보적인 1위다. 최근에는 유럽과 중동 등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54.7%나 증가하며 수출 실적 상승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티볼리는 쌍용차의 미래를 책임질 모델로 점쳐진다.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는 이제 갓 성장 중이다. 작년 벨기에에서는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이란 시장에서도 인기가 급증하는 상황. 올해 성적은 작년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올해 쌍용차는 지난 4일 5세대 코란도C를 출시하며 티볼리 외에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엄밀히 말하면 페이스리프트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코란도C가 2013년 페이스리프트, 2015년에 파워트레인을 바꾼 만큼 이번 2017년형 모델은 2011년 4세대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만간 쌍용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프리미엄 대형 SUV인 Y400(가제)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서 내년에는 Y400을 기반으로 만든 본격 픽업트럭인 Q200이, 그리고 2019년에는 코란도C 6세대 격인 C300도 나온다.

▲ 올해에는 드디어 쌍용차의 야심작, Y400이 출시된다. 쌍용차는 Y400을 시작으로 SUV 풀라인업을 구축, 명실상부 SUV 명가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제공

더 기대되는 부분은 해외 진출이다. 아직 쌍용차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수출 비중이 내수의 50% 정도로 적다. 중국과 북미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최근 중국 섬서기차그룹 유한책임공사와 합작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북미에는 2020년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년에 쌍용차가 거둔 우수한 성적은 오랜 노력에 따른 성과라고 본다”며 “하지만 끝이 아니다. 쌍용차는 약속대로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소비자들이 찾고 싶은 꽃을 피울 것이며,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비로소 진정한 열매를 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