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경찰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KB금융그룹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KB금융에 따르면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은행 본점 HR 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 규탄 및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서연기자 brainysy@sporbiz.co.kr

앞서 지난 9월 13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KB노조)는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윤 회장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해 사측이 조합원 설문조사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 이유다.

KB노조는 지난 9월 5~6일 양일간 조합원을 상대로 윤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총 1만6,101명에게 문자를 발송해 집계된 1만1,105개의 응답을 토대로 결과가 집계됐고, KB노조는 이 중 4,282명을 중복응답자 수로 확인했다. 설문조사는 본인 인증을 절차가 없지만 같은 단말기로 중복답변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는데, 인터넷 방문 기록을 담은 임시 파일인 ‘쿠키’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동일 IP를 통한 중복답변이 이뤄졌다는 것이 KB노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KB금융은 “노조가 주장하는 회사 측의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공동조사 결과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도 밝혔다.

사내 익명 게시판(핫이슈 토론방)에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댓글 부대 운영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핫이슈 토론방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직원간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토론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찬성 또는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노조 관계자는 “고발은 진작에 했는데 수사 의지가 조금 뒤늦은 것 같다”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김서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