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1년에 세 번, 신용등급 무료로 조회하세요” “해외에서 신용카드 결제는 현지통화로 하세요” “전세자금대출 만기연장은 최소 한 달 전에 신청하세요”…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면 유익한 금융정보를 내놓고 있다. 이른바 ‘금융꿀팁’이다. ‘금융꿀팁 200선’이라는 제목으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17일 ‘현명한 신용관리요령’으로 첫 선을 보였고, 지금까지 75개의 꿀팁이 공개됐다.

그렇다면 올 한 해 금융소비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실용금융정보는 무엇일까. 올해 첫 금융꿀팁이 나온 1월 3일부터 16일 현재까지 조회수가 높거나 실생활과 특히 밀접한 정보를 모아봤다.

사진=연합뉴스

①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알아둘 필수정보는 무엇?

#. 사업가 남재필(55·가명) 씨는 본인을 포함해 가족 모두를 실손의료보험에 가입시키고 매달 9만1,645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그런데 남씨의 딸이 지난 한해 영국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딸의 경우 국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는데도 보험료는 꼬박꼬박 내야하는 것이 남씨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남씨의 딸과 같이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탓에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도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야 할까.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에게 가입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사례를 들어 정리한 꿀팁이 15일 기준 3,366회의 조회수를 기록, 최고 조회수를 올렸다.

금감원은 남씨의 딸과 같이 해외에서 3개월 이상 장기간 체류할 경우 보험료를 일시적으로 납입 중지하거나 사후에 환급받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실손보험과 같은 회사의 해외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국내 실손보험 납입을 일정 기간 중지할 수 있다. 중지 기간이 끝나면 국내 실손보험은 자동으로 부활한다. 해외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다른 회사의 해외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엔 국내에 돌아와서 해외 체류를 입증하는 서류를 보험회사에 제출하면 해당 기간 냈던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또, 100만원 이하 보험금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청구할 수 있어 굳이 보험회사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보험금을 청구한 후 보험회사 홈페이지의 ‘보험금 지급내역 조회시스템’에서도 진행 상황, 보험금 산출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② ‘이자 2배·보험료 전액지원’…알아두면 좋은 서민금융상품 10가지는?

#.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모 씨(46)는 직장을 그만둔 후 미소금융 대출을 받아 대학교 앞에 작은 분식집을 차렸다. 더 큰 매장의 임대보증금 마련을 위하여 저축을 하고 싶으나 금융회사 적금금리가 높지 않아 고민 중이다. 김씨에게는 어떤 금융상품이 적합할까?

저소득층 서민들에게 적금 이자를 더 얹어주는 상품 등 서민금융생활에 도움이 되는 상품들을 모은 꿀팁이 실손의료보험시 알아야 할 필수정보에 이어 조회수 2위(2,821회)에 올랐다. <대출상품>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햇살론 ▲사잇돌대출 ▲바꿔드림론 <적금상품> ▲미소·드림적금 ▲은행 저소득층 우대적금 ▲희망내일 키움통장 <보험상품> ▲서민지원 소액보험 ▲서민우대 자동차 보험 등 10가지다.

김씨의 경우 미소드림적금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일정 금액(월 최대 10만원)을 저축하면 적금 만기 때 원래 이자율의 2배를 적용해 돌려준다.

은행에서 저소득층 서민들에게 적금 이자를 더 얹어주는 상품도 찾아보는 것도 추천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만 65세 이상 차상위계층,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연 3∼6%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는 ‘은행 저소득층 우대적금’이다.

서민 지원 보험상품도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은 보험료가 약 3∼8% 저렴한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③ 예·적금 수익률은 어떻게 높이나요?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예·적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담은 꿀팁이 조회수 2,500회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약간의 노력만 더하면 저금리 시대에 0.1%P(포인트)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금융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금감원은 먼저 시중에서 판매되는 1,000여개에 달하는 예·적금 상품 중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http://fine.fss.or.kr)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 ‘금융상품 한눈에’를 클릭하면 은행에서 판매 중인 예·적금 상품을 금리가 높은 순서로 찾아볼 수 있다.

추가 우대금리를 주는 특별판매(특판) 상품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판 상품의 경우에는 은행에서 수시로 판매하는 상품이어서 금리비교 사이트에 게시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은행에 문의하거나 인터넷·모바일로 찾아보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금감원은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할 경우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는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팁도 내놨다. 이럴 경우 예·적금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된다. 이때 금리는 예금금리에다 1.0∼1.5%P 더한 수준이다. 예·적금 담보 대출을 받는 것과 예·적금을 중도 해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한지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예금에 들기보다는 자유적립식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대개 금리 수준은 정기적금>자유적립식 적금>정기예금 순이다. 따라서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금액 중 일부금액을 자유적립식 적금에 분할하여 가입하는 경우 정기예금만 가입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④ 사회초년생 김대리, 종신·변액보다 실손보험 먼저 들라는 이유는?

#. 사회초년생 서동수(30)씨는 지난해 첫 월급날 보험설계사인 대학 선배의 권유로 종신보험, 변액CI보험에 가입했다. 서씨는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부담되고 결혼자금도 필요해 종신보험 해지를 문의했으나, 해약환급금을 거의 받지 못하고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씨와 같은 사회초년생은 어떤 보험에 먼저 들어야 할까? 금감원은 적은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먼저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사회초년생은 소득이 높지 않은 데다 결혼자금, 주택자금 등 목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추천된다. 보장성보험은 젊을 때 가입하는 게 보험료 측면에서 유리하다. 연말정산 때 최대 1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신용등급을 올리는 방법도 함께 제시됐다. 대출이나 카드사용 등 금융거래 실적인 많은 사회초년생의 신용등급은 대체로 4∼6등급이다. 통신요금을 성실히 냈다는 실적을 개인신용조회회사에 꾸준히 제출하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추천됐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 잔액이 있어야 결제가 되기 때문에 매달 정해진 금액만 계좌에 넣고 사용한다면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또 사용 실적에 따른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의 2배라 연말정산 때 유리하다.

⑤ 맞벌이 부부에게 유용한 꿀팁…거래실적은 모으고 소득이 더 많은 배우자의 카드 ‘집중 공략’

부부가 동시에 같은 보험사의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두고 거래 실적을 합산하면 환전·금리 우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맞벌이 부부에게 유용한 이같은 내용의 꿀팁도 많은 금융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다. 부부가 가능하면 같은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택하고, 은행에 거래 실적 합산을 요청하면 은행이 제공하는 각종 우대 혜택을 받는 데 유리하다. 가족관계 증명서와 신분증이 있으면 주거래은행에서 거래 실적을 합칠 수 있다.

은행뿐 아니라 부부가 한 보험사를 이용하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은 부부가 여행자보험, 실손보험, 상해보험 등 특정 상품에 동시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1∼10% 할인해주고 있다.

부부가 같은 회사의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카드 포인트도 합쳐서 쓸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남편 것이든 부인 것이든 소득공제 혜택이 유리한 카드를 몰아서 쓰는 게 좋다. 부부 중 소득이 적은 사람 명의로 된 카드를 우선 이용하면 소득공제 요건을 더 쉽게 채울 수 있다.

연봉 차이가 큰 맞벌이 부부라면 소득세율 적용구간이 다르기 때문에 소득이 더 많은 배우자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쓰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남편 연봉이 7,000만원, 부인 연봉이 2,000만원이고 부부의 연간 카드 사용액이 2,500만원이라면 전액을 남편 명의 카드로 긁었을 때 10만원을 더 환급받을 수 있다. 남편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지방세 포함)이 26.4%, 부인은 6.6%이기 때문이다.

 

5가지의 꿀팁 외에도 금리인하 요구권을 이용해 대출 이자를 덜 내는 방법, 보험료 할인특약, 카드 포인트?할인혜택을 100% 활용하는 방법 등이 금융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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