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미지근했던 은행주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반색했다. 가산금리 인상에 대한 정부의 경고와 내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 등을 두고 주춤했던 은행주가 이번 미국 금리인상을 타고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상승 출발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등 은행주들이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힘입어 이날 대부분 동반상승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주를 대거 사들인 탓이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이 국내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KB금융은 전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보다 0.99%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는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6만3,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기업은행도 장 초반 1만6,3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업은행은 전날보다 1.58% 오른 1만6,1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2.58%·1,250원↑), 하나금융지주(1.77%·850원↑), 우리은행(1.26%·200원↑) 등 다른 은행주도 상승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13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0.25%P 인상해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올렸다. 올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인상이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양국 금리가 다시 같은 수준이 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2∼4회 올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는 3회 인상이 유지됐다. 반면 한국은 내년에 1∼2회 올려서 연말에 연 1.75∼2.00%가 될 것이라고 금융시장은 보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업고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금융주는 지난 달 말 한은이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 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인상 바로 다음 날인 1일에는 은행주들이 동반하락했다. 증권사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은행주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요인이 사라지자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시현에 나섰다. 당시 KB금융 등 5개 은행주 모두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를 보였다.

이번 미국 금리인상으로 금융주의 투자 매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오른다. NIM이 상승하면 은행 수익성도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시장금리가 25bp(1bp=0.01%p) 오르면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3bp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은행 NIM은 6bp 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NIM 상승에 따른 은행 수익 향상이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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