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넷마블의 넥슨 인수전 참가…득일까 독일까
카카오·넷마블의 넥슨 인수전 참가…득일까 독일까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2.06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넷마블, 컨소시엄 구성해 넥슨 인수 나설 듯
해외사업·지적재산권 강화 등 시너지 기대
'10조원' 넥슨 몸값은 부담...텐센트 지분도 '변수'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넥슨 인수를 통해 카카오는 해외사업 강화를, 넷마블은 지적재산권 확대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10조원에 육박하는 넥슨의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넥슨 인수를 통해 카카오는 해외사업 강화를, 넷마블은 지적재산권 확대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10조원에 육박하는 넥슨의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중국 텐센트 등 해외 기업 위주의 인수가 점쳐졌던 상황에서 카카오와 넷마블 등 국내 IT(정보기술) 기업의 참여로 넥슨 인수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31일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한달 전에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보다 앞선 29일 “넥슨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인수자문사는 선정한 바 없고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지난달 4일 넥슨 매각설을 공식 인정한 것을 감안하면 양 사의 넥슨 인수 계획은 그 이전부터 제기돼 구체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넥슨 매각 규모는 약 10조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10조원은 지난 2016년말 기준 국내 게임시장 규모(10조8945억원)와 맞먹는 크기다. 넥슨 매각설이 처음 불거진 이후 텐센트나 해외 사모펀드 등 해외자본의 인수가 유력시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몸집이 워낙 크다보니 국내 게임·IT기업 중에는 이를 감수할 만한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 10조원 빅딜…카카오·넷마블도 컨소시엄 구성할 듯

카카오와 넷마블 역시 현금 자본은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과 매도가능 증권이 2조8000억원에 그친다. 카카오 역시 현금과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2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 지분(11.9%)을 처분하더라도 넥슨 매각 대금을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카카오와 넷마블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슨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거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힌 상황이다. 넷마블은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매각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며 국내 자본 위주의 컨소시엄 구성 계획을 밝혔다.

넷마블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이 2대 주주로 있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2015년 넥슨과의 경영권 공방 당시 우호 관계에 놓인 엔씨소프트, ‘리니지2 레볼루션’ 등으로 협업한 적 있는 삼성전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역시 중국 등 해외 자본에 넥슨이 매각되는 것을 원치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김정주 대표와 대학 동문이자 국내 IT 벤처 1세대로 수십 년간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김 의장은 넥슨이 텐센트 등 해외 기업에 팔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넥슨 인수한다면…카카오·넷마블 ‘시너지’ 기대

카카오는 넥슨 인수를 통해 부진한 해외사업 분야의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까지 카카오 재팬, 베이징 카카오, 패스모바일 등 해외사업이 순손실 적자규모를 늘리며 부진에 빠졌다. 넥슨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 등 해외에서 내고 있다. 또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넷마블은 모바일 위주의 사업을 PC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자적 지적재산권(IP)이 없는 넷마블이 넥슨 인수를 통해 주요 IP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 입장에서도 자사의 개발력과 퍼블리싱 능력 등을 보존할 수 있다.

카카오와 넷마블 주도의 컨소시엄은 김정주 대표에게도 매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넥슨 매각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며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대표가 카카오와 넷마블 컨소시엄을 선택하더라도 텐센트의 입김을 벗어나기는 힘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 텐센트는 넷마블과 카카오 지분 각각 17.7%, 6.7%씩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뒤에서 양 사 주도 컨소시엄에 자금을 대고, 우회적으로 중국 내 넥슨 IP 사용 권한 등을 확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