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제재 가능성 낮지만 산업 분야 관련 제재로 피해 가능성 잔존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무역 보복으로 은행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9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서 움직임이 없을 경우 수출관리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규제강화 대상을 공작기계, 탄소섬유는 물론이고 다른 수출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한국의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뒤 1주일 만에 추가로 발표된 내용이다.

일본의 이 같은 발표는 한국 대법원이 징용배상 판결을 내리자 경제보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무역 보복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은행들이 입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일본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일본에 법인이 있다. 법인명은 ‘SBJ은행’으로 도쿄 본점영업부와 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오사카중앙, 우에노, 요코하마, 고베, 나고야, 신주쿠 등 10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SBJ은행의 직원은 총 343명으로 32명이 주재원으로 나가 있고 현지 직원은 311명이 다.

SBJ은행은 아메리카신한은행, 캐나다신한은행, 유럽신한은행,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등 12개 종속기업 중 자산 순위가 2위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BJ은행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조7045억원이었다. 2017년 6조1638억원에서 25% 가량 증가했다.

현재까지 SBJ은행은 여신과 수신 등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 무역보복과 관련한 상황이 지속될 것을 대비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도쿄와 오사카에 지점을 두고 있다. 한국인 직원은 7명이 상주한다. 국내기업과 현지법인, 주재원, 교포,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을 하는 지점들은 현재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일본의 수출제한으로 일부 산업에만 제재가 가해지는 상황이라 전반적인 금융 영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일본 경제보복 관련 업체들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직접 관련 업체들에 대한 모니터링 및 리스크 관리를 진행한다. 수출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급 어려움으로 생산에 직접적인 차질이 우려되는 업종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로 보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을 모니터링한다.

여기에 간접 영향 업종 및 기업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한일갈등 확산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여행업, 숙박업, 일부 소매업 등) 및 일본 수출 기업, 일본 내 원자재 구매 기업,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업체 등을 파악하고 모니터링한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은행들. /사진=각사CI

국민은행은 도쿄 지점을 두고 있다. 한국인 직원은 4명이 근무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제재를 받고 있는 분야가 반도체, 공작기계, 탄소섬유 분야라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기업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질 것을 다소 우려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도쿄지점을 운영 중이다. 4명의 한국인 직원이 나가있는 동경지점은 현재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현재까지 금융규제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기에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규제 대상에 포함된 업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제재업체들이 당장 2~3개월 버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반도체 관련 제재의 경우 일본업체들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기업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해 장기적으로 보복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라며 “다만 은행들이 일부 품목에 대해 일본이 제재를 가하면서 해당 업체들의 대출 상환 능력 감소 등을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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