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5%대 저금리 상품 도움 될 듯
운용 상황에 따라 다른 지역 확대 공급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기존대출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저축은행이 출시할 5%대 저금리 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위 3곳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5곳은 이달 안에 5%대 저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상인 이 상품은 서울시가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보전에 나서면 금리는 4%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특징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는 ‘대환 대출’과 사업 자금 융통을 위한 ‘신규 대출’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신용등급 조건이나 기존 대출 여부 등에 제약이 없다.
그동안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금융권에서 초저금리 대출과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했지만 많은 이들이 기존대출이 있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추가대출은 어려웠다고 호소해왔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서민금융상품 대출을 문의했지만, 기존대출이 있어 추가대출은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대구지역 소상공인 B씨는 “신용등급이 낮아 추가대출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말 어려운 사람들은 대출을 절대 못 받는 게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추가대출을 받지 못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적지 않은 가운데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총 50억원을 출연해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저축은행 출연금의 12배수를 보증해 대출 규모는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상품 출시를 위해 10억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상품 출시를 위해 출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당 상품 출시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등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5%대 저금리 대출로 이미지 제고에 힘쓰는 것이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억제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잔액 15조82억원 중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 잔액은 6조3738억원에 달했다. 약 42.5%의 비중을 차지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잘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약소하지만 고금리 비율이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는 서울에만 공급되는 이번 저금리 대출 상품의 운용 상황에 따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등 다른 지역으로 대출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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