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도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가 초저금리 시대의 고착화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하며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연 데 이어 5월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는 0.5%까지 떨어뜨렸다. 직장인들은 제로금리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테크와 자산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일상이 된 초저금리 시대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초저금리 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수경기 둔화로 이어졌으며,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인해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총생산(GDP)이 고꾸라졌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한 한국은행은 이후 5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0.5%까지 떨어졌다. 1년간 은행에 1000만원의 돈을 맡기면 5만원의 이자를 준다는 얘기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맡긴채 가만히 둘 경우, 잘해야 본전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초저금리 상황이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악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은행에만 돈을 맡겨 놔도 10% 전후의 수익이 보장됐던 시절은 과거 고성장 시대의 이야기로, 이제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과 같은 이야기가 됐다.

초저금리는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글로벌 인구 고령화와 기술혁신, 구조적 경기둔화로 초래되는 소비와 투자 수요 위축 등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등도 초저금리 기조를 가속화, 고착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안정된 노후준비를 위한 자산관리와 재테크는 모든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과제다./픽사베이 제공

◆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 관리는 필수, 안정적 수익 '인컴자산'에 주목

이에 따라 안정된 노후준비를 위한 자산관리와 재테크는 이제 모든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과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상황 극복을 위해 적절한 수준의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 관리를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생애주기에 따른 자금수요를 고려한 재테크와 자산관리 플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는 자산을 증식하기 어렵고, 부동산 자산은 불황기 가격하락 위험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좋지 않다"며 "여전히 예금과 부동산 자산에 집중돼 있는 자산 비중을 낮추고 금융투자자산 비중을 늘려 초저금리 시대에 대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1% 미만의 초저금리 수준에서 1%포인트씩 수익률을 높일 때마다 자산 축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4% 전후 수익률을 목표로 이자나 임대료, 배당금 등과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인컴자산을 중심으로 중위험, 중수익 구조의 투자전략을 수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이 연 4% 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자산이 2배로 증식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8년이다. 이는 1% 수익률일 경우 72년, 2% 수익률의 36년에 비해 자산증식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5% 초과의 고수익률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감안할 때 채권이나 수익형 실물자산(부동산, 인프라 시설 등), 부동산펀드 및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배당주 또는 이들에 투자하는 펀드 등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낮은 예금금리를 확실하게 상회할 수 있는 인컴수익이라는 장점과 함께 현금흐름을 재투자함으로써 복리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언택트 관련 주식과 펀드 등에 대한 투자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4차산업 혁명과 관련해 기존 핵심 기업군인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중심으로 기업가치와 주가의 장기 성장세가 증명돼 가고 있다"면서 "향후 스마트 사회 구축과 공유경제 확대 추세에 따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융합 활용을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5G, 네트워크 및 플랫폼 분야 등에서 성장 유망 기업과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 장기투자하면 안전하고 수월하게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연 4% 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자산이 2배로 증식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8년으로 집계됐다./미래에셋은퇴연구소 제공

◆ 재테크와 자산관리, 30대부터 준비해야 

한편, 생애주기에 따른 자금수요를 고려한 재테크와 자산관리를 위해선 30대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부분의 경우 결혼자금과 주택마련 자금, 자녀교육비, 노후생활비 등 일생 동안 4가지 큰 자금 수요가 있는데, 과거의 경우 자금이 필요한 순서에 따라 결혼자금을 먼저 모은 다음 주택마련자금을 준비하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저축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같은 저축방식은 주택마련을 우선시 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노후준비를 미루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서 저금리 기조 고착화 등으로 저축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노후자금 마련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하철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혼자금은 보통 3~5년의 단기간에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금리의 영향이 크지 않아, 월 저축금액을 높이는 방법이 효과가 높다"면서 "사회초년생 때에는 학자금 대출이 없다면 적어도 월급의 50% 이상 저축하고, 생활비는 소득의 30~40%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 연구원은 이어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나 다름 없다"며 "사회초년생은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단계로 자산배분형 펀드, 인컴형 펀드, 타겟데이트펀드(TDF), 글로벌 리츠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그만큼 리스크도 높다"면서 "30대는 적은 돈으로 투자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투자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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