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종 악화에 경쟁사 계열사와도 손잡아
지난 23일 차세대 스마트홈 구축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백정완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장(오른쪽)과 이현식 삼성전자 한국총괄 B2B영업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건설사들이 치열해진 수주경쟁과 업종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파트너와 업무협약을 맺거나 합작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움이 된다면 경쟁사의 손도 서슴없이 잡는 모습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NHN과 '스마트시티 플랫폼'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주요 협력 사항은 ▲스마트시티 플랫폼 센터의 공동 구축 및 시범단지 조성 ▲신규 시장 확보를 위한 공동 개발 등이다.

양사는 스마트시티 플랫폼 센터의 공동 구축 및 시범단지 조성은 물론 신규 시장 확보를 위한 공동 개발 등에서도 힘을 합친다는 구상이다.

공동 사업의 추진 및 원활한 업무 협력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양사의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도 구성해 운영하게 된다.

자사 주택 브랜드 '아크로'를 재단장하고 있는 대림산업은 영화 기생충 속 주방을 주방 디자인과 설계·시공을 맡았던 키친리노와 손을 잡았다.

키친리노가 디자인한 주방은 유상옵션으로 제공하게 된다. 외부업체의 설계 및 디자인을 차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주방 디자인의 경우 자사 디자인팀이 전담해왔다.

경쟁사 계열사와 손을 잡은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 삼성전자와 차세대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이 속한 삼성그룹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양사는 앱과 음성인식으로 조명, 난방, 스마트가전 등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회사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고급화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협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SK건설은 연료전지 주기기 제작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설립을 마쳤으며 이르면 올해부터 국내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타사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주력인 주택사업의 업황이 악화되고 있어 나름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들의 주요 수익처 중 하나였던 도시정비사업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로 인해 위축된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발주 물량은 줄어들고 있는데, 수주하려면 다른 곳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최근 타사와 협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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