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상대 압박 속에서 플레이... 체력 문제 노출
공격에서 영향력 줄어든 손흥민, 본인도 부담 느낄 것으로 예상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 ‘헨리 4세’에 나오는 문구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반드시 그 위치에 걸맞은 자격과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올 시즌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올 시즌 초 상대의 체계적인 견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시즌 초반 분위기는 좋다. 올 시즌 리그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팀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단순히 매 경기 득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부진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2021-2022시즌 EPL 득점왕답지 않은 무기력한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우려를 사고 있다.
새로운 시즌의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의 기세가 올 시즌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고, 이반 페리시치(33·크로아티아), 히샤를리송(25·브라질) 등 공격 재능이 뛰어난 동료들도 팀에 합류했다. 주포 해리 케인(29·잉글랜드)과 호흡도 무르익은 만큼 2시즌 연속 득점왕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리그를 개막하니 분위기가 달랐다. 매 경기 계속되는 상대의 거친 압박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한 명의 수비수가 손흥민을 마크하는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수비 시스템으로 조여 온다. 특히 15일 첼시전(2-2 무)에서 숨 쉴 공간조차 없었다. 공을 잡자마자 상대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들어왔고, 수비수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칙을 당하기도 했다. 21일 울버햄턴 원더러스전(1-0 승)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미드필더들의 견제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집중 견제나 다름없는 압박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패스, 터치 등 기본적인 실수가 잦아졌다. 장기인 슈팅에도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후반전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한 체력 저하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은 ‘철강왕’이었다. 출전한 리그 35경기 중 후반전 35분 이전에 교체된 경우는 부상을 제외하고 네 차례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최근 2경기에서 각각 후반전 34분, 31분을 소화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조급한 마음도 손흥민을 지치게 만든다. 토트넘은 사우스햄턴과 첫 경기에서는 4골을 터트리며 4-1 승리를 맛봤다. 그러나 이후 2경기에서는 공격에서 답답함을 지울 수 없었다. 팀의 주포인 손흥민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올랐던 만큼 부진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누구보다도 손흥민 자신이 최근 문제들에 대해 잘 알기에 큰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시즌에 돌입한 손흥민에게 과제들이 산적했다. 그러나 걱정하긴 이르다. EPL 8시즌째에 접어든 손흥민은 매 시즌 위기를 극복해내며 성장해나갔다. 올 시즌 초반은 다소 고전하고 있으나, 손흥민다운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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