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더운 여름에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
워터 브레이크는 쿨링 브레이크보다 한 단계 낮은 조치
쿨링 브레이크, '작전 시간'으로도 활용... 비판 목소리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야구의 ‘보크’, 축구의 ‘오프사이드’, 골프의 ‘벌타’까지 알쏭달쏭한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스포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한국스포츠경제> 스포츠산업부 기자들이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만들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로 의문점을 해소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내용을 정리해 보내 주세요. 스포츠에 대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 불문에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편집자 주>

쿨링 브레이크는 중간중간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2021년 7월 18일 FC안양과 대전 하나시티즌 경기에서 선수들이 쿨링 브레이크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쿨링 브레이크는 중간중간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2021년 7월 18일 FC안양과 대전 하나시티즌 경기에서 선수들이 쿨링 브레이크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축구는 전반전 45분 이후 하프타임 15분 휴식 그리고 후반전 45분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최근 K리그나 해외 리그들을 보면 경기 중간중간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바로 ‘쿨링 브레이크(Cooling Break)’라고 합니다.

쿨링 브레이크는 더운 여름에 경기가 개최될 경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전반 30분, 후반 30분 즈음에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됩니다. 최소 90초부터 최대 3분까지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들이 벤치 쪽으로 와서 물을 마시거나 물을 적신 수건으로 몸을 식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당연히 이 시간은 이후 추가시간으로 따로 적용됩니다. 진행 여부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파견한 경기장 메디컬 오피서가 결정합니다. 기준은 체감온도지수(WBGT) 섭씨 32도입니다. 기온이 섭씨 32도가 넘고 습도 등 다른 환경까지 고려해 쿨링 브레이크를 실시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진행됩니다.

종종 ‘워터 브레이크(Water Break)’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쿨링 브레이크와 워터 브레이크는 약간의 차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워터 브레이크는 쿨링 브레이크보다 한 단계 낮은 조치입니다. 쿨링 브레이크처럼 기온이 높을 때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것은 동일하나, 메디컬 오피서가 아닌 경기감독관과 심판진이 상의해서 결정하게 됩니다. 주심이 휘슬을 불면 약 1분간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쿨링 브레이크는 K리그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 국가 대표팀 간의 경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2021년 6월 13일 레바논과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쿨링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KFA 제공
쿨링 브레이크는 K리그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 국가 대표팀 간의 경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2021년 6월 13일 레바논과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쿨링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KFA 제공

쿨링 브레이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식으로 도입됐습니다. 브라질 일부 도시의 무더위를 우려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하프타임 외에 ‘중간 휴식’을 만든 것입니다. 당시 브라질 노동법원이 FIFA에 경기장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어가면 선수들에게 물을 마실 기회를 주도록 명령하면서 쿨링 브레이크가 첫선을 보이게 됐습니다.

그런데 쿨링 브레이크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전술을 재정비하는 ‘작전 시간’으로 활용되며 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루이스 판 할(71·네덜란드)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16강전에서 멕시코를 2-1로 꺾은 이후 “우리는 물을 마시는 휴식 시간을 전술 시스템을 수정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그리고 변경점을 토대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백 5를 사용했으나, 쿨링 브레이크 이후 4-3-3 전형으로 전환하며 역전승에 성공했습니다. 판 할 감독은 “쿨링 브레이크를 활용해 전술을 ‘플랜 B’로 전환했다. 휴식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쿨링 브레이크가 의도와 다르게 활용되자 비판 여론이 뒤따르기도 했습니다. 선수 보호 측면에서는 좋은 제도라는 평가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끊으며 휴식 시간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인 조제 무리뉴(59·포르투갈) 감독은 2020년에 “쿨링 브레이크와 워터 브레이크는 전술 휴식이나 다름 없다. 경기에서 부정적인 순간에 있는 한 팀을 도울 수 있고, 좋은 분위기에 있는 팀의 역동성을 죽일 수도 있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